국제 국제일반

저축만 하는 노랑이 중국인 "이젠 옛말"

중국인을 일컫는 표현 중에 '장궤(長櫃)'라는 말이 있다. 장궤란 중국의 서민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긴 궤짝을 말하는데 손 안에 들어온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몽땅 그 안에 모아둔다고 해서 그런 별명이 붙여졌다고 한다. 최근 인민은행이 발표한 월례 금융보고서는 중국인의 절약정신을 대변하는 이말을 무색케 한다. 저축은 크게 줄어든 반면 은행대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보고에 따르면, 올들어 5월 말까지 은행 대출은 2조1천200위안으로 올 한 해 중앙은행이 목표로 정한 2조5천억위안에 바짝 근접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6%가 증가한 규모다. 이에 비해 지난달 은행의 신규 예금은 122억위안으로 지난 5년 사이 가장 낮은수치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은 저축 둔화가 수개월만에 침체를 벗어난 증권시장의 활황에서 기인한것으로 분석했다. 금리가 낮은 예금보다는 투자가치가 높은 증시로 현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맞물려 지난달말 현재 총통화(M2)도 31조6천700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9.1%가 증가했다. 인민은행은 지난주 발표한 올 1분기 금융보고에서 과도한 대출과 고정자산 투자증가를 경고한 바 있다. 통화 증가에 따라 소비도 크게 늘어 지난달 소매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2%증가한 6천176억위안인 것으로 국가통계국이 집계했다. 개혁.개방 이후 자본주의 시스템 도입이 확대되면서 내일을 위해 한푼 두푼 저축하기보다는 적당한 투자처를 찾아 적극 돈을 불리고 오늘을 위해 돈을 빌려 소비하는 중국인들이 그만큼 늘어났음을 최근 통계들은 방증한다. 중국인을 가리켜 저축만 하고 쓸 줄 모르는 노랑이라고 하는 표현을 이제 바꿔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