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 침체가 최소한 오는 11월까지는 지속되는 만큼, 은행의 건전성 강화조치와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경기의 재도약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KIET)은 14일 내놓은 ‘금융불안과 실물경제간 관계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KIET는 현재의 경기침체가 1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은 국제통화기금(IMF) 방식으로 은행, 증권, 외환 부문의 스트레스지수를 가중 평균한 금융스트레스지수를 산정한 뒤 과거 금융위기 내지 금융불안 시기의 금융과 실물부문의 움직임을 비교하는 방식을 통해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IMF는 금융스트레스지수가 매월 달라지는 임계치를 두 분기 이상 웃돌면 ‘금융위기’로, 임계치를 웃돈 기간이 1분기 이하면 ‘금융불안’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를 기준으로 해 국내에도 적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산정 결과 우리나라의 금융스트레스지수는 지난해 10월 36.14로 임계치(33.76)을 넘은 것을 시작으로 해 11월에는 44.28로 최고치에 달했고, 12월에도 임계치(34.25)를 넘어선 35.29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월에는 지수가 29.80으로 임계치(34.49)를 밑돌았으며 이후 3월까지 계속해서 임계치 밑을 형성하고 있다. 금융위기까지는 아니지만 금융불안의 요소는 강한 셈이다.
KIET는 여기에다 과거 IMF 금융위기와 2003년 카드사태 등의 사례를 근거로 실물경기의 위축이 금융스트레스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년까지는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지난해 11월에 금융스트레스지수가 최고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소한 올 11월까지는 실물경기 위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KIET는 이와 함께 “실물경제 중에서도 부도 관련 지표에 비해 생산, 고용, 투자 부문이 위기 이후 시차를 두고 느린 회복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불안 이후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실물경제 악화 경향과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요인 등을 감안하면 이번 위축은 일정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미국의 장기침체 가능성이나 영국 및 동유럽 일부 국가의 IMF 구제금융 요청과 같은 해외 발 불확실성까지 여전하므로 현재 시점에서는 금융불안과 실물경제 침체간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한 정책 처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영진 KIET 부연구위원은 “금융과 실물간 선순환 구조 확립을 위해 부실채권의 효율적 처리와 금융시장의 비효율성 제거를 통한 은행 건전성 확보와 기업의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으로 재도약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