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이후 나타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공장 해외이전 추세가 지속된다면 현재 1% 수준에 머무는 일본의 잠재성장률이 5년 뒤에는 0% 근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대지진에 따른 전력난으로 일본 기업들이 생산설비 해외이전에 속도를 낼 경우 중장기적으로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하락해 5년 뒤에는 0%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잠재성장률은 생산성ㆍ자본ㆍ노동력 측 3가지 생산요소를 최대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로, 개인소비나 설비투자를 반영하는 GDP성장률처럼 단기적인 경기 순환에 좌우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현재 잠재GDP는 대지진에 따른 부품 공급망 붕괴의 여파로 전기대비 6조엔 가량, 연율 기준으로 3.9%포인트 가량 하락한 상태다. 물론 공급망이 조속히 복구될 경우 잠재성장률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산업 공동화가 앞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크레디스위스증권의 시라카와 히로미치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해외 이전으로 중소 하청업체들의 폐업이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5년 뒤에 잠재성장률이 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시노하라 나오유키 부총재도 대지진 여파로 “일본 잠재성장률이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