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활로는 보이지 않고

제8보(119~139)



치우쥔은 감연히 백26으로 끊었다. 끊은 백 한 점이 살아갈 수 있을까. 이 백이 살아간다면 중원의 흑진은 보잘것없는 면적이 되고 말 것이다. 어쩌면 끊긴 흑돌 한무더기가 잡혀서 역전극이 벌어질는지도 모른다. "백이 살아가는 수단은 없는 것 같습니다."(박승철) "그렇다면 백이 곧 돌을 던지겠네."(필자) "꼭 그렇지는 않아요. 백이 잡히더라도 계가바둑은 될 겁니다. 흑은 백돌들을 일일히 메우고 들어낼 수밖에 없으니까요."(윤현석) 치우쥔은 초읽기에 몰리면서 고통스러운 수순을 이어나갔다. 그는 하나의 원칙을 세우고 있는 것 같았다. 또박또박 카운트 텐을 부를 때 언제든지 '나인'과 동시에 돌을 놓기로 작심을 한 모양이었다. 진행자들은 그가 시간패를 당할 것만 같아서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치우쥔은 태연했다. 흑33이 두어졌을 때 온소진은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10을 만들어 타이젬의 생중계 사이트에 올렸다. "이렇게 된다면 백의 최악이지요."(온소진) 흑35가 놓였을 때 박승철은 참고도2의 백1 이하 흑6을 만들어 사이버오로에 올렸다. "간단하게 백이 잡힙니다. 백이 이렇게는 두지 않을 겁니다."(박승철) 그렇다면 백은 어떤 식으로 두어 봐야 하는 것일까. 어떻게 두어야 계가바둑을 만들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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