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완 민진당 선거압승
타이완 집권 민진당이 지난 1일 실시된 입법원 선거에서 압승함으로써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집권 후반기 정국 운영의 안정적 토대가 마련됐다.
민진당은 또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측근들이 국민당을 탈당, 창당한 우호세력인 타이완단결연맹이 13석을 차지한데다 이날 함께 치러진 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국민당과 같은 9개 현(縣) 및 시(市)를 차지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둠에 따라 천 총통이 구상해 온 대대적 정계개편 구상 역시 추진력을 얻게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민진당 압승의 의미를 정치 안정을 통한 경제 위기 해소에 두고 있다.
이와 관련, 타이완 유권자들은 지난해 3월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의 천수이볜 후보를 당선시켜 국민당의 50여년 집권 역사를 종식시켰으나 민진당이 인물이나 수권 능력이 부족한데다 의석수도 국민당의 절반에 불과한 소수 여당으로서 각종 정책들이 표류, 정국불안 및 이에 따른 경제 난국 등의 후유증을 앓아야 했다.
타이완 국립정치대의 우런춘 교수는 "유권자들은 경제 침체의 주요인으로 세계 경기가 악화된 것 외에 민진당이 '여소 야대' 정국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으며, KGI증권의 애널리스트인 다미안 길홀리는 "민진당이 의회에서 다수당이 된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경제 정책의 조속한 집행이 가능해져 경제 회복과 관련한 후속 조치들이 잇따를 것이란 얘기다.
이 같은 전망을 반영, 타이완 증시는 3일 지난 주말에 비해 무려 4.63%(205.49포인트) 오른 4,646.61포인트를 기록했다.
한편 양안관계는 과거보다 더욱 경색될 공산이 크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밀어 붙이고 있지만 천수이볜 정권은 이를 강력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양안간 경제 협력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