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유통가 포커스] 롯데, 기업인수후 인사문제 골머리

롯데그룹이 최근 동양카드, T.G.I.프라이데이스, 미도파를 잇따라 인수한 후 인사문제와 관련, 골머리를 앓고 있다.덩치가 상대적으로 작은 이들 피인수 기업 직원들의 직급이 롯데 직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일고 있다. 실제로 최근 롯데 노원점으로 이름을 바꾼 과거 미도파(이하 노원점) 노조는 롯데백화점이 부당하게 직원들의 직급을 하향조정하고 비정규직을 다수 배치함으로써 노조를 와해 시키려 한다며 실력행사에 나섰다. 롯데가 노조측에 제시한 직급 조정안에 따르면 현재 노원점 부장 4년차는 차장급인 '1급을(乙) 3년차'로, 과장 3년차는 대리급인 '2급을(乙) 2년차'로 바뀌게 된다. 대부분 직급이 한단계씩 떨어지는 셈이다. 노원점 노조는 당초 인수계약 때 미도파 직원들이 인사상의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며 전직원들의 서명을 받아 법원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노원점 노조 관계자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것 외에 협상의 진행상황에 따라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반나절 파업, 본사 항의방문 등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측은 "직급 조정은 본사 직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불가피한 조치"라며 "비정규직 배치 문제도 다른 롯데백화점 점포에 준하는 수준에서 결정한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의 고민은 노원점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묵살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과거 롯데호텔 노조문제와 관련, 홍역을 치렀던 기억 때문에 노조와의 마찰을 되도록 피하고 싶지만 노조측 요구를 받아들였을 때 기존 직원들의 반발을 무마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롯데는 이렇다 할 노조가 없는 T.G.I.나 동양카드와는 아직 협상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노원점의 경우를 볼 때 이들이 본격적으로 롯데 간판을 달고 영업을 시작하게 되면 직급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리아나 롯데캐피탈에 맞춰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최근 공격적으로 기업인수를 하고 있는 롯데가 이에 따른 후유증을 잠재우기 위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임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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