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슬아슬한 걸그룹 섹시대전

엉덩이 드러낸 스텔라 등 노골적 의상·안무로 눈살

음악은 없고 선정성만 남아

'표현 자유'에 규제 어려워 기획사 자정노력 선행돼야

선정성 높은 뮤직비디오로 논란 뜨거운 4인조 걸그룹 '스텔라'.

걸스데이

'가요계입니까, 화류계입니까. 가수의 정의가 무엇입니까' (아이디 love****) 최근 가요계에 넘쳐나는 섹시(sexy)콘셉트에 대한 한 네티즌의 댓글이다.

지난 12일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순위 1위는 신곡 '마리오네트'와 함께 선정성이 높은 뮤직비디오를 내놓은 4인조 걸 그룹 '스텔라'가 차지했다. 트위터 등 SNS 역시 이들의 이야기로 들끓었다. 19금 판정을 받은 이 뮤직비디오는 멤버들이 가슴과 엉덩이가 상당 부분 노출된 옷을 입고 춤을 추거나, 한 멤버의 가슴골 위로 우유가 흘러내리는 장면 등을 노골적으로 담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음악 없고 이미지만 남는 가요계= 최근 가요계가 노출 경쟁과 선정적 안무 논란으로 뜨겁다. 화제가 된 '스텔라'뿐 아니라, '달샤벳' '걸스데이' 'AOA' '레인보우 블랙' 등 섹시 코드를 앞세운 걸 그룹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 그룹의 뮤직비디오 내용 혹은 안무는 너무 노골적이다. 핫팬츠와 스타킹, 그리고 스타킹이 흘러내리지 않게 잡아주는 가터벨트를 착용하며 엉덩이를 드러내는 것도 모자라 양손에 채찍을 든 채 허리를 연속해 돌리거나, 스타킹을 벗고 원피스 지퍼를 내리는 장면도 교차편집 됐다.


가요계는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라 입을 모은다. 대중으로부터 멀어졌다가도 화제성으로 입에 오르내리면 이목을 끌기가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걸스데이'와 'AOA' 등은 각종 가요순위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섹시 콘셉트로 전환 후 대중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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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섹시 콘셉트'가 마치 가요계 성공 공식 마냥 자리하는 지금의 흐름이 깊이 우려되고 있다. 노래하는 사람(가수), 뮤지션의 진짜 민낯은 실종된 채 '보여주기식'에 치중하는 단발성 기획이 가요계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한 중소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섹시 콘셉트'가 시장에서 반응한다고 천편일률적으로 이를 답습하는 것은 국내 기획사의 기획력, 창의력 빈곤을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음악 소비자와 시민단체는 이들 걸 그룹을 동경하는 청소년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19금을 표방하지만 콘텐츠를 접할 플랫폼이 다양한 국내 디지털 환경에서 별다른 제약 없이 뮤직비디오를 접할 수 있고, 특히 모방의식이 강한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성 관념을 심어 줄 수 있는 부분이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법적 규제 쉽지않아… 기획자 자정 노력 선행돼야= 문화라는 범주 안에서 늘 불거지는 쟁점이 '표현의 자유'다. 일정 수위를 넘나드는 과감한 안무가 선정적이라는 비판이 일지만 가이드 라인을 통한 권고 외에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민주당 최민희 의원 등 일부 국회의원들이 연예기획사가 10대 연예인에게 선정적 공연과 노출을 강요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관련 업계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걸 그룹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나치게 선정적인 섹시 댄스가 난무하자 '걸 그룹 섹시 댄스 3대 금지 안무'(무대에 눕지 말 것, 몸을 더듬지 말 것, 의상을 열어젖히지 말 것)라는 고육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업계 관계자와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음악 팬을 거느린 레이디 가가 등 팝 스타를 보면 알 수 있듯, 과감하고 실험적인 의상·안무가 보편화 됐음에도 이를 일정한 틀에 가둬 규제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법적 규제 현실화가 어려운 만큼 우선은 기획자들의 의식 변화와 자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한석현 팀장은 "단순히 '섹시콘셉트'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다"며 "다만 TV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가, 뮤직비디오는 주로 청소년들이 즐기는 콘텐츠란 점에서 일정 수준 공감할 수 있는 내용물을 내놓기 위해 기획사 스스로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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