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내년도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전액 편성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남도는 현재 도 교육청과 무상급식비를 둘러싸고 감사 갈등을 빚고 있는 터라 이번 결정으로 양측의 불협화음은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준표(사진) 경남지사는 3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무상급식 예산으로 책정할 예정이었던 257억 원을 편성하지 않고 전액 예비비로 돌릴 것"이라며 "무상급식비로 지원하지 않는 대신 이 예산을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에 직접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지난 3년간 경남도와 시·군이 무상급식비로 3,040억 원을 지원해 용처를 살펴보기 위해 감사를 하겠다고 했으나 도교육청이 거부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지원 예산이 적정하게 사용됐는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계속 교육청에 수감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지사는 또 "도 교육청이 대등 독립기관이라고 주장하며 감사를 받지 않겠다고 하기 때문에 법적 정치적으로 줄 의무가 없는 내년 무상급식 지원 예산 257억 원은 전액 편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의 경우 보궐선거로 들어와 전임 지사가 책정해 놓은 무상급식 예산을 주지 않을 수 없어 추가경정예산안까지 편성해 지원했다"며 "하지만 올해부터는 제 임기를 시작해 내 정책을 펴려면 그동안 지원된 무상급식 예산의 용처를 살펴보고 깎아야 할지, 더 지원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교육청이 감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나는 무상급식을 약속한 사람도 아니고 공약한 사람도 아니다"며 "감사를 안 받고 대등한 독립기관이라고 주장하려면 예산을 받지 말고 도교육청 예산으로 무상급식을 직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