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출입기자들과 청와대 뒤편의 북악산 산행에서 안경을 화제로 뼈 있는 이야기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산행 뒤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선글라스'를 소재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조금 전에 선글라스를 끼고 중간에 오다가 잠깐 실내에 들어갔는데 내가 실내가 너무 어두워서 왜 이렇게 실내를 어둡게 하고 있느냐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내가 안경(선글라스)을 끼고 있는 것을 깨닫고 안경을 벗으니까 훤해지더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그래서 세상은 내가 어떤 안경을 꼈느냐에 따라 세상을 그렇게 본다고 본다. 뻘건 안경을 끼면 세상이 좀 불그스름하게 보이고, 검은 안경을 끼면 세상이 어두워 보이고, 밝은 안경을 끼면 이렇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각자가 안경을 벗고 세상을 보면 우리가 같은 세상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산에 오르면서 자신이 안경을 계속 쓰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북악산 산길에서 기자들과 휴식을 취하며 "전에 남대문 시장 갔을 때 기억나나. 앞에 안경점들이 있는데 그냥 지나갔다. 내가 안경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안경점 주인이 쫓아 나오더니 나를 붙들고 고맙다고 몇 번을 인사를 하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그래서 얘기를 들어보니까 내가 안경 끼고 나서 그 안경이 아주 불티나게 팔렸다고, 아주 없어서 못 판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아 그렇구나, 안경을 좀 바꿔서 끼면 다른 것도 많이 팔리겠구나 싶어서 안경을 계속 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내가 그런 거 도와주지 뭐 하겠나"라며 껄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