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가 이달중 50弗까지 간다

이라크 정국불안·유코스 사태등 악재 잇따라

연일 최고치를 뚫고 오르는 국제유가가 어디까지 치솟을 것인지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는 유가의 기세를 꺾을 호재가 없는 만큼 조만간 ‘유가 50달러 시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수급불안이 계속되고 러시아와 이라크 등 산유국에서 정치적인 불안이 가라앉지 경우 유가는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최악의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고유가는 수급요인보다는 투기세력의 매수세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유가가 50달러에 도달해 ‘충분히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가 안정은 당분간 힘들 듯=시장에서는 공급량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한 고유가는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주요인으로는 ▲러시아 유코스의 파산 가능성 ▲이라크와 베네수엘라 정국 불안 ▲미국 석유재고 감소 ▲지속적인 석유수요 증가세가 꼽힌다. 그런데 하루 200만배럴을 생산했던 이라크는 나자프 전투 등으로 현재 공급능력이 90만배럴에 불과하다. 5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도 차베스 대통령이 소환투표에 승리했지만 정국은 여전히 어지럽다. 하루 170만배럴을 수출하는 러시아 유코스는 파산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는 2억9,300만배럴로 130만배럴이 줄었고 가솔린 재고도 260만배럴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컨설턴트사인 카메론 하노버의 피터 뷰텔 사장은 “공급은 미미하게 늘지만 시장은 전통적으로 수요가 가장 큰 4ㆍ4분기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산유국의 정정불안 요인 같은 작은 악재에도 유가가 요동을 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100달러까지 간다(?)=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는 이달 중 5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알라론트레이딩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50달러까지는 오를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면서 “유가가 50달러, 60달러, 7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으며 심지어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석가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원유탐사 연구기관인 IFP는 세계최대 산유국중 한 곳에서라도 석유공급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경우 유가가 내년에 배럴당 8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내 석유시설이 공격을 받거나 이라크와 베네수엘라에서 정치적인 불안감이 높아져 석유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IFP는 유가가 80달러까지 뛰면 금융시장이 폭락하는 등 세계 경제는 지난 1979~1982년의 오일쇼크 때와 같은 혼란에 빠질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의 공황심리해소가 유가안정의 열쇠=그러나 유가가 50달러를 넘더라도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기보다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낙관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의 ‘비이성적’인 고유가 상황은 헤지펀드와 원자재 거래업자들이 일제히 유가 상승에 ‘베팅’하면서 발생한 현상이기 때문에 유가가 50달러를 넘으면 투기세력들이 이익실현에 나설 것이고 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아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경기회복에 힘입어 석유수요가 늘긴 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량을 늘리고 있고 비OPEC 산유국들의 공급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또 OPEC은 고유가를 잡기 위해 오는 9월에는 현재보다 생산량을 90만배럴 늘린 하루 3,050만배럴로 조정할 계획이다. 석유담당 애널리스트인 파델 게이트는 “현재 석유 공급분은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켜주고 있다”며 “문제는 소문과 투기세력이 시장을 공황상태로 몰고 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유가의 장기상승세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시장의 공황심리를 멈추게 할 만큼 획기적으로 공급량이 늘거나 호재가 나타나야 유가를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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