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SK계열사 절반줄인다] 재벌식 관행과 절연 ‘뉴 SK’로 거듭난다

SK그룹이 SK텔레콤 오너 일가의 전면 퇴진에 이어 계열사 대폭 축소에 나선 것은 올해 창립 51주년을 맞아 `뉴(New) SK`로 도약하기 위한 의지다. `생살`을 잘라내더라도 지배구조는 물론 사업 구조 측면에서도 과거 `재벌식 관행`과 고리를 끊겠다는 얘기다. ◇`뉴 SK`로 변신= 우선 이번 계열사 축소 계획은 SK그룹이 지난해 10월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의 후속 조치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더 이상 기업 투명성이나 문어발 확장 논란이 불거지는 것을 원천봉쇄 하겠다는 SK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제대로 된 지배구조 개선을 이루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워낙 강력하다”며 “더 이상은 SK가 미봉책이나 꼼수로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는 평가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 그룹은 브랜드와 기업문화만을 공유하는 `계열사별 독립경영`에 주력하는 한편 SK㈜ㆍSK텔레콤 등 양대 주력사를 중심으로 에너지ㆍ통신전문 기업으로서 미래 성장력 확보를 위해 각개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 구도 어떻게 되나= 손길승 SK 회장은 26일 SK텔레콤에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손 회장은 지난해 8월 증권선물거래위의 권고에 따라 SK해운ㆍSK네크웍스(구 SK글로벌) 대표이사도 사임한 바 있다. 손 회장은 또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그룹 회장직에서도 조만간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너와 전문경영간 파트너십`이라는 SK 그룹 경영 체제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동거 체제가 고 최종현 SK 회장 사후 과도기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만큼 최 회장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최 회장도 SK텔레콤 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황이기 때문에 지주회사인 SK㈜를 중심으로 계열사의 사업구조 조정, 미래전략 등 거시적 플랜만 관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SK그룹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되는 한편 각 계열사 이사회가 명실상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에 `올 인`= SK텔레콤에서 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은 물론 표문수 사장과 최재원(최 회장 동생) 부사장까지 물러난 것은 오는 12일 예정된 SK㈜ 주총에서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에 대한 SK 그룹의 위기감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메카톤급 카드 없이는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것. 특히 이번 계열사 축소는 소버린이 SK㈜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앞으로 5년 이상 지속적으로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상황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표 사장의 사퇴 배경을 최 회장과 갈등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계열사 축소 등을 통해 계열사간 지원을 차단할 경우 소버린도 더 이상 SK를 뒤흔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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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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