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클릭 핫이슈] 美노동시장 경제 영향

지난 주 미국에서는 G-7회담 및 고용보고서 등의 빅뉴스뿐만 아니라 그냥 스쳐 넘기기에는 아쉬운 경제지표가 하나 발표됐다. 다름아닌 1990년대 미국 신경제의 `증거`로 추앙 받던 노동생산성 통계였다. 신경제 버블이 가라앉은 후 노동생산성 통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노동생산성의 내역을 살펴보는 것은 미국경제가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전망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2월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분석국에서 발표한 지난해 4ㆍ4분기 노동생산성(비농업 부문 기준)은 경제분석가들의 전망치(3.0%)를 소폭 하회한 2.7%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ㆍ4분기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9.5%였음을 감안하면, 4ㆍ4분기 노동생산성 증가율 2.7%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노동생산성은 간단하게 말해 총 산출물을 총 노동투입시간으로 나눠 구해지기 때문에, 경제의 효율성 개선 추세에 제동이 걸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해 4ㆍ4분기 노동생산성이 하락한 원인은 무엇일까. 미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난해 4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은 4%를 기록했기 때문이지만 성장률의 하락 만으로 노동생산성 하락을 설명할 수는 없다. 지난해 4ㆍ4분기 노동생산성 하락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분모`를 구성하는 총 노동 시간이 증가한 데 있다. 즉 예전에 비해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이 늘어나거나 아니면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면서 생산성이 떨어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미국경제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우선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영향은 `물가`이다. 과거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노동생산성의 추이를 비교해보면, 일관되게 `생산성향상 = 물가안정` 현상이 나타났다. 물론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올해 다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지난해 4ㆍ4분기의 추세가 이어지고 생산성 개선속도에 제동이 걸린다면 서서히 물가불안 현상이 재현돼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영향은 기업의 실적이다. 최근 노동시장의 침체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근로자들의 임금협상력이 크게 떨어졌으며, 임금을 노동생산성으로 나눠 구해지는 단위노동 비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과거 기업실적과 단위노동비용의 추세를 살펴보면 단위노동비용의 하락은 곧 기업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어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영향은 미국 노동시장이 완만하게나마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강력한 노동생산성의 향상에 뒤이은 투입 노동시간의 증가는 앞으로 노동시장의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 의지를 갖기 위해서는 기업실적의 개선과 인력부족 문제가 대두돼야 하기에 지난해 4ㆍ4분기 노동생산성 통계는 지금까지 미 노동시장의 신규고용을 저해했던 걸림돌이 제거되고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미국 경제는 2004년 하반기로 접어들며 물가불안에 노출되며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업실적 호조 및 노동시장 여건의 개선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겠지만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오랫동안 저금리에 길들여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물론 미국의 금리인상은 달러 약세의 강도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의 원화가치는 하반기에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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