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연계 자문형 랩] ELS·ETF 등에 일부 투자해 헤지… 랩 변동성 위험 확 줄여

최근 파생상품을 이용해 지수가 급락해도 손실을 줄여주는 '똑똑한' 랩(Wrap)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랩의 최대 약점인 변동성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고 아직 상품을 내놓지 않은 증권사들도 개발을 진행 중이거나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랩 투자는 광풍(狂風)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해 주식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비결은 높은 수익률이었다. 지난해 몇몇 랩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던 대형주들을 많이 담는 전략으로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돌기도 했다. 하지만 올 초 코스피 지수가 조정을 거치면서 대형주가 하락하자 대형주에 '올인'한 랩들의 수익률은 이내 고꾸라졌다. 펀드와 달리 소수 종목만을 편입하는 까닭에 시장 변동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주식형 랩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최근 각 증권사들이 선보이고 있는 파생상품 연계 자문형 랩은 이 같은 랩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설계됐다. 그야말로 '랩의 진화'가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우리투자증권이 자사의 자문형랩 투자 고객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 22일 내 놓은 '옥토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 서비스'의 경우 출시 한 달도 채 안 된 지난달 20일에 이미 판매잔고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서비스는 주식형랩에 기본적으로 투자하되 가입금액의 10%를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해 주가지수하락 위험을 방지하는 구조로 설게 돼 있다. 이를 통해 상승국면에는 자문형랩 투자로 투자수익을 얻고 지수하락에 대한 헤지(Hedge) 기능을 지닌 ELS 투자로 투자기간 중 제한된 범위내의 주가지수 하락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일 때 1770선까지 하락해도 손실 회피가 가능하다. 최소가입금액은 5,000만원이다. IBK투자증권도 지난달 17일 랩에 편입된 주식의 수익률이 일정 수준이상으로 떨어질 경우 함께 구입한 옵션을 이용해 손실을 덜 수 있는 자문형 랩인 '알파 플랜'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투자자의 금액 전부를 일반 주식에 투자한 뒤 편입된 주식을 담보로 활용해 옵션을 사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 랩은 또 일반주식 수익률이 특정 구간 내에서 움직일 경우 시장 수익률의 2배 수익 또는 손실(레버리지 효과 2배)을 낼 수 있지만 시장이 더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면 손실률을 일정 수준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시장이 특정 구간 이상 오르면 '시장 +알파'의 수익을 얻게 된다. 최소가입금액은 3,000만원이며 중도해지 수수료는 없으며 언제든지 환매할 수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이 지난달 1일 내 놓은 '동양 알바트로스 주식+ETF랩'도 주목할 만 하다. 핵심 우량주를 랩에 편입하면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버스ETF 등 파생상품형 ETF를 추가로 편입하는 이 상품 역시 파생상품을 활용해 수익을 높이거나 손실을 낮춰준다. 이 상품은 분기별로 고객예탁자산총액을 기준으로 연 1.4~3.0%의 랩수수료가 징수되며 최소투자금액은 5,000만원 이상이다. 추가입금은 500만원 이상이면 할 수 있고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다. 이들 3곳 외에도 몇몇 대형 증권사들이 파생상품 연계 자문형랩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거나 개발하고 있어 앞으로 비슷한 종류의 랩이 시장에 다양하게 포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헤지를 통해 손실을 줄여 줄 수 있다는 장점에 전문가들도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연구위원은 "파생이라고 하면 위험해 보이지만 자체 헤지 방법으로 랩의 변동성을 줄여줄 수 있다면 기존의 랩보다 조금 더 나을 수 있다"며 "다만 랩 투자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성향과 위험능력을 잘 보고 상품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