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역입대 회피' 축구선수 무더기 적발

어깨 훼손 통해 신체검사 4·5급 받은 전·현직 92명 불구속 기소<br>수술비 명목 총 2억4,100만원 받은 의사도

일부러 어깨를 망가뜨려 수술을 받고 현역 입대를 피한 전ㆍ현직 축구선수 90여 명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오광수 부장검사)는 멀쩡한 어깨를 빠지게 한 뒤 수술을 받는 방법으로 징병신체검사에서 4급(공익근무 대상)~5급(제2국민역ㆍ민방위로 편입되는 사실상의 병역면제) 판정을 받아 병역을 회피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K-1 리그 소속 정모 선수 등 9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일상생활이나 축구를 하는데 큰 지장이 없는 왼쪽 어깨 뼈마디를 어긋나게 한 뒤 수술을 받고 진단서를 발급받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현역이 아닌 공익이나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아 현역 입대를 피했다. 이들은 상무부대에 선발되지 못해 2년 동안 운동을 중단할 경우 선수생활을 다시 하기 힘들어질 것을 걱정해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법은 전국의 축구선수에게 은밀히 퍼져 같은 방법으로 86명은 4급, 6명은 5급 판정을 받았다. 1차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은 선수 중 11명은 두 차례에 걸쳐 어깨를 탈구시켜 이 중 3명이 5급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어깨뼈를 어긋나게 하기 위해 2~3개월간 약 10㎏의 아령을 들고 아래로 계속 내려치거나 손으로 의자를 잡고 앉아 뒤로 젖히는 등의 방법을 썼다. 군 입대를 얼마 남기지 않은 경우에는 다른 사람에게 발로 어깨를 뒤에서 밟도록 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이들 축구선수 등에게 수술을 해주고 진단서를 발급, 수술비ㆍ입원비 명목으로 1명당 200만~300만원씩 2억4,100만원을 받은 정형외과 의사 윤모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이제영 부장검사)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병역상담 카페를 개설하고 현역 입영대상자를 모집한 뒤 350만~500만원을 받고 고혈압인 것처럼 위장하는 방법 등을 알려준 김모(26ㆍ대학생)씨 등 브로커 3명을 구속기소하고 이를 통해 4~5급 판정을 받은 박모씨 등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씨 등은 2006년 7월부터 1년여 간 박씨 등을 상대로 이두박근과 아랫배에 힘을 줘 혈압을 높여 재검 대상자가 되도록 한 뒤 재검사 때 혈압계를 발목에 하고 측정하거나 브로커 조직원이 대신 혈압을 재주는 방법 등을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축구선수 등의 명단을 병무청에 통보해 정밀 신체검사를 다시 받아 병역의무를 이행하도록 조치했다. 또 다른 고혈압 위장 병역 면탈 브로커 조직과 병역 회피자 10여 명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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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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