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증시의 새로운 견인차 주식형 펀드

증시 격언에 수급이 재료에 앞선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호재라도 수급상황이 좋지 않으면 주가상승에는 한계가 있고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증시수요기반의 중요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주식형 펀드에 돈이 몰리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 9일 현재 주식형 펀드 가입금액은 29조9,760억원으로 3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1월 8조7,000억여원에서 1년만에 무려 3.4배나 늘어난 것이다. 자금증가 속도가 빨라진 것도 그렇지만 펀드가입 자금 유형의 변화도 주목된다. 적립식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꺼번에 목돈을 맡기는 거치식 펀드도 크게 늘고있다. 아파트와 땅에 몰렸던 돈 등 시중 부동자금의 본격적인 증시유입이라고 까지 하기는 어렵지만 자금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주식형 펀드의 급증은 바람직한 투자문화 정착과 함께 수요기반 확충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호조의 원동력이 됐다. 우선 그 동안 직접투자ㆍ단기투자 위주였던 투자패턴이 간접투자ㆍ장기투자로 바뀌고 있다. 간접투자ㆍ장기투자의 확산은 기관 투자가들의 주식매수여력 확대로 이어져 증시의 안정성을 높인다. 증시 안정성 제고는 더 많은 투자자들과 시중자금을 불러들이고 이는 증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온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가들에 의해 좌우되다시피 했다. 외국인들의 비중이 높아 그들의 매매행태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컸다. 그러나 적립식 펀드 등으로 자금여력이 생긴 기관 투자가들이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 외국인들이 매도공세에도 증시가 과거와 같은 롤러코스트 장세 양상을 보이지 않고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온 것이다. 지수 네자릿수 시대의 완전한 정착, 그리고 우리증시에 늘 따라붙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증시의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증시수요 기반이 더욱 확충돼야 한다. 주식형 펀드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 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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