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정책 불확실성에 투자심리 급랭

1,300선까지 하락 예상…외국인 순매수는 긍정적<br>펀더멘털보단 심리적 요인커…묻지마 환매 피해야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20일 주식시장 폭락은 이 같은 증시 속성을 다시 확인시켰다. 특히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속락, 시장이 세금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하락할 때는 악성 루머가 퍼지기 마련이라면서도 그만큼 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아직 적지않은 전문가들이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 “반등이 얕으면 반락도 깊다”며 추가 조정을 예상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진바닥’이 다가오고 있다며 투매 자제를 권하고 있다. ◇투자심리가 극도로 나쁘다=이날 지수를 급락시킨 가장 큰 요인은 투자심리 위축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17일 이후 코스피지수가 97포인트 빠진 것은 국내시장의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컸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심리 악화는 이번 조정 전 최근 4개월 동안(11주 연속) 조정 없는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지수조정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일본증시의 폭락,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미국기업의 어닝쇼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 여기에다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 기름을 부은 격이다. 1차 하락기였던 17ㆍ18일에는 주식양도차익의 과세 루머가, 이날은 정부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의 포괄적 세제개편에 대한 루머가 퍼지며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장 막판에는 펀드 중 적립식 펀드를 제외한 거치식 펀드(수익증권)의 환매우려까지 제기됐다. 국제유가 지난해 8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데다 프로그램 매도규모가 확대됐던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성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비관이 비관을 부르고 실망이 실망을 부르는 양상”이라며 “정부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세제개편 루머와 2000년과 같은 펀드 환매사태 우려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다”고 말했다. ◇1차 지지선 1,300선=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수하락의 1차 지지선을 1,300포인트 초반으로 잡고 있다. 수급선이라는 60일 이동평균선에 위치한 이 선은 2004년 이후 추세적으로 중기 지지선이 돼왔다는 분석이다.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이 선을 중심으로 재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의 상승기조가 워낙 가팔랐던데다 지수가 사상 최고점에서 하락해 조정기간은 한달 정도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단숨에 6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한 코스닥시장의 경우에는 마땅한 지지선을 찾지 못하면서 조정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관적인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최대 3~4개월 이상의 조정을 점치기도 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300포인트까지 추가 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IT주에 대해 외국인들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펀드 환매는 신중히’ ‘묻지마 환매’는 피해야=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단 투자자들이 환매의 유혹을 느끼더라도 뚜렷한 목적이나 투자원칙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이른바 ‘묻지마 환매’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동수 한국펀드평가 펀드애널리스트는 “지수 하락폭이 커지고 지난해 상당한 수익을 올린 거치식 펀드 투자자들의 경우 환매유혹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환매에 앞서 자신이 처음 투자할 때 세웠던 투자원칙을 먼저 점검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처음 투자할 때 장기투자를 생각한 만큼 일시적인 시장의 출렁거림에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바닥이 확인될 때까지 신규투자는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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