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참여정부 오해하는 이유는 국민 불신"

조순 前부총리 옛제자 이정우 위원장에 쓴소리<br>"이념 논쟁할수록 불신·국론 분열"

청와대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이 대학시절 스승인 조순 전 부총리에게 지난달 쓴소리를 들었던 것으로 8일 뒤늦게 확인됐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주최 포럼에서 `참여정부에 대한 이해와 오해'를 주제로 특강을 했으며 이 위원장이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시절 스승이었던 조 전 부총리는 이 연구원의 명예회장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강연 녹취록에 따르면 조 전부총리는 이 위원장의 강연이 끝난 뒤 "이런 강연이 또 있을 때에는 오해를 해명하려 하지 말고 `앞으로 이러한 것을 한다'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말했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오해를 받지 않도록 행동하고 예를 들어 분배 얘기는 입밖에 내지 말아라"면서 "학자가 얘기하는 것과 직함이 있는 사람이 얘기하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네덜란드 모델 등 노조 경영참여가 있어야 경영도 잘 된다는 이 위원장의 설명에 대해 "앞으로는 (그 얘기를) 하지 말기를 부탁드린다"며 오해를 막기 위한 사전 입조심을 에둘러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 국민들이 참여정부를 오해하는 이유는 불신하고 있는 것"이라며 "(좌파, 우파간) 논쟁이 벌어지고 논쟁을 하면 할수록 불신이 많아지고 국론이 분열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질서를 잡아주기를 바란다"면서 "이것이 없이는 발전도 없고, 투자도 하지않고, 국민이 마음을 붙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경쟁을 조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뒤 "교육에 대해서도 정부가 자꾸 조정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식은 반드시 실패할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러 사람이 평준화를 고집하더라도 과감하게 입시, 교수채용, 교과내용등을 일체 총장에게 맡기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되고 수요, 공급이 제대로 조절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경쟁이 너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특강에서 좌파, 분배 강조 등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섞인 시각에 대해 "참여정부는 좌파가 아니고 중도적"이라며 "노사 상생, 발전모델을 추구하고 성장과 분배를 둘 다 중요시하며 기본적으로는 시장경제로 가되 정부가 중간에서 할일은 한다는 측면에서 중도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도 많은 오해를 받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진정한 모습이 국민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고 대통령 성격도 자신을 알리고 과시하는 것을 싫어하고 조금은 부끄러워하는 성격"이라고 전했다. 이 위원장과 조 전부총리는 대학시절 인연을 하나씩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30여년전 대학에 들어가 첫 강의를 들은게 조 순 선생님의 경제학원론"이라며 다른 수업의 수준은 기대에 못미쳐 밥먹듯이 빼먹는 게으른 학생이었지만 경제학원론은 예외였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경제학원론 시험 때 입시지옥에 대해 논하라는 문제가 출제돼 당황했으나 한참이 지난 뒤 깨달은 결과 수요공급의 원리를 묻는 문제였던 것 같다고 소개했다. 조 전부총리는 이정우 위원장이 많은 동기생들중 가장 탁월한 사람이었다며 당시 경제원론 책을 쓸 때 5명이 도와줬는데 상급생이 아닌 2학년생으로 이 위원장이 유일하게 참여했고 이 위원장이 쓴 인플레이션에 대한 내용은 한자도 안 고치고 그대로 채택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머리가 좋을 뿐 아니라 진지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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