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10월 20일] 혼돈의 태국 정국

지난주 태국 증시가 국왕의 건강 악화설로 요동쳤다. 건강 악화 문제가 증시에 크게 반영될 정도로 태국에서 그의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살아 있는 부처'로 추앙 받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은 예전 군주시절의 불경죄를 지금도 적용 받는 등 절대권력을 누리고 있다. 지난 9월 병원에 입원한 81세의 국왕은 한때 병세가 호전되기도 했지만 다시 악화되고 있다. 이에 점차 국왕의 사망을 점치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태국이 머지않아 왕위 승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푸미폰 국왕이 63년간 재임하는 동안 10번의 군사 쿠데타가 성공했고 정권이 16번 바뀌었으며 27명의 총리가 배출됐다. 태국인은 격동의 시기에 그의 존재가 국가 안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믿는다. 많은 이들은 그가 죽으면 태국이 다시 혼돈에 빠져들 것으로 예측한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실행돼야 할 것이다. 먼저 태국의 군부는 정국 안정을 이유로 정치에 개입하려는 유혹을 떨쳐내고 반드시 중립을 지켜야 한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지난 2006년 쿠데타로 실각하면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됐다. 이 문제를 군부가 해결할 수는 없다. 또한 왕위 승계가 문제없이 이뤄져야 한다. 마하 와찌라롱꼰 왕세자가 차기 국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국민에게 인기가 더 많은 공주가 왕위를 이어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치 못한 결정은 정치적 공백을 낳을 수도 있는데 특히 차기 국왕의 선정이 향후 장례정국에서 오랫동안 지체된다면 더욱 그렇다. 태국은 지금 이에 대한 결심을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태국의 정치권은 탁신 전 총리의 지지세력인 서민층과 현 상태를 옹호하는 왕당파 간의 대결 국면을 종식할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태국은 그동안 격렬한 소요를 겪으면서 국가 이미지만 훼손시켰을 뿐이다. 아비싯 웨짜찌와 현 총리는 2006년 쿠데타의 간접적인 수혜를 입어 정권을 차지했기 때문에 정당성이 부족하다.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러 결과가 준수되도록 하는 것이다. 태국의 서민층은 그들을 대변했던 탁신 전 총리가 강제로 물러나면서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대표세력에 대한 서민층의 갈망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태국의 앞날은 또다시 불안해질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