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일銀 매각 우선협상자 SCB 급부상

막판 높은값 제시 인수 적극적<BR>HSBC는 협상난항에 외환銀으로 방향전환說<BR>금융권 "인수자 단정 아직 이르다" 계속 촉각

‘홍콩상하이은행(HSBC)이냐,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이냐.’ 제일은행 유력 인수자로 SCB가 급부상하면서 SCB와 HSBC 중 제일은행을 과연 누가 인수할 것인지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뉴브리지캐피탈의 제일은행 매각발표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각종 루머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되고 있다. HSBC가 제일은행 인수를 포기하고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쪽으로 한국 내 투자 및 사업확대 방향을 전환했다는 소문에서부터 SCB 고위관계자가 곧 방한해 뉴브리지캐피탈측과 접촉할 것이라는 소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물론 HSBC와 SCBㆍ뉴브리지 등 이해관계 당사자 모두 “언급할 수 없다(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HSBC 인수 포기설, 왜 나오나=HSBC가 제일은행 인수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은 경쟁자인 SCB가 막판에 HSBC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폭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24일 제일은행측이 임시이사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복수의 인수 후보자가 있다’고 밝히면서 이미 시작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브리지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높은 가격을 제시한 후보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매각협상을 벌이는 것이 유리하다. 때문에 6일 발표하기로 했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돌연 연기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HSBC는 당초 주당 1만5,000원선에서 인수하기로 했지만 SCB가 막판에 끼어들면서 주당 1만6,000선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뉴브리지가 주당 1만8,000원선까지 부르자 내부적으로 더 이상 주는 것은 수익성을 내기에 곤란하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CB, 인수자로 급부상 관측=이처럼 뉴브리지와 HSBC간에 가격협상이 난항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2의 인수 후보자였던 SCB가 부각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뉴브리지가 원하는 가격과 HSBC가 제시한 금액차이가 상당히 커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히려 SCB는 제일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CB 고위관계자가 곧 방한해 뉴브리지측과 접촉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SCB의 제일은행 인수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SCB가 제일은행을 인수할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HSBC 역시 시장 매각가격보다 높은 수준인 주당 1만5,000원선을 제시한 상태고 제일은행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막판에 인수가격을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HSBC, 외환은행 인수로 방향 트나=현재 금융권에서는 HSBC가 내부적으로는 제일은행 인수를 포기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외환은행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지금 이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공식적인 시기는 인수한 지 2년이 지난 올 10월 말 이후다. 외환은행의의 한 고위관계자도 “현재로서는 대주주인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며 “매각시기는 10월 말 이후가 될지 향후 몇 년 뒤가 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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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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