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 환율하락에다 원자재 파동까지 겹치면서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전선에 빨강 불이 켜졌다. 유가의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 여파로 서부텍사스 중질유 가격이 배럴당 34달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10%정도 더 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필요한 에너지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석유가격이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무역수지에 수십억 달러의 주름살이 오게 된다. 여기에다 환율하락과 원자재 파동까지 겹치면서 수출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율의 경우 정부에서 나름대로 환율방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달러 약세기조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주식시장에 외국자본이 유입되면서 원화 강세를 억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달러당 1160원선 마저 위협 받게 되면서 이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수출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돼 수출을 중단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렇다고 시장상황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환율방어를 위해 개입하는 경우 환율의 왜곡을 심화시켜 환투기 세력의 타깃이 된다. 수출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적정 환율의 유지가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개입할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철을 비롯한 주요원자재의 경우 중국의 강력한 흡수력으로 인해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구득난이 가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철강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뛰고 물량 확보마저 어렵게 되면서 가동률을 낮추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가격인상과 배급제등이 시행되면서 철강 생산업체와 건설 등 수요업체 간의 갈등도 표면화하고 있다.
극심한 침체 속에서 그나마 우리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을 위협하는 이른바 `신 3고`의 복병들이 한꺼번에 속출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불안요인에 의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석유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의 경우 탄력관세 운용 등을 통해 수입가격 부담을 완화해주는 지원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수출경쟁력 유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환율의 경우 과도한 개입보다는 급격한 환율변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조정함으로써 기업들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품질과 기술경쟁력을 높여 나감으로써 환율에 의존하는 수출체질을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거시적으로는 이른 시일 안에 내수가 회복되도록 함으로써 경기의 수출의존도를 줄여나가는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수출이 무너지면 우리경제도 흔들리게 된다.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점검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