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세시장 이색풍경 눈길

공급물량 증가와 전세가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전세시장에 이색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가 하락 분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고, 보증금 없이 1~2년 치 월세를 선 지불하는 소위 `깔세`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오는 2005년까지 공급물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전세보증금 위주의 현행 임대차 제도가 어떤 식으로 변모하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깔세` 어쩔 수 없어요 = 천안시 천안역 인근에서 지난해 말 보증금 2,000만원에 월 30만원 조건으로 다세대주택을 임차한 김모씨는 월세를 내지 않는다. 전세가 하락이 계속되자 세입자인 김모씨가 월세를 내지 않을 테니 보증금에서 깎으라고 제안했고, 집주인이 이를 받아 들였기 때문. 월세를 내지 않는다고 세입자를 쫓아 내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 보니 집주인이 어쩔 수 없이 세입자의 요구를 수용한 것. 계약은 보증부 월세로 했지만 실제론 깔세 형태로 전환된 것이다. 성남시 대평동 M 아파트 세입자 박모씨는 집주인으로부터 매달 이자를 받는다. 지난해 말 재계약 당시 계약 때보다 전세가가 6,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2,000만원 하락했다. 공급물량이 남아돌다 보니 집주인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현 세입자를 잡기 위해 차액 분에 대해 이자를 지급해 준다는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임대차 관행 바뀌나 =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세보증금 위주의 현행 임대차 제도가 서구식 스타일로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중간 단계로 분석하고 있다. 주택보급률 100% 돌파, 공급물량 증가, 장기 모기지론 등장 등의 요인이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 장기 모기지론이 활성화 될 경우 세입자는 굳이 전세를 얻을 필요가 없게 된다. 아울러 공급물량증가 등의 요인은 집주인으로 하여금 전세가 상승에 의한 소득보단 월세 소득을 선호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박사는 “집주인, 임차인 모두에게 전세보증금제는 점차 무의미 해질 것”이라며 “이 같은 임대관행은 빠른 속도로 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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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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