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럽 통신업계 합병전쟁 치열

유럽 통신업계 합병전쟁 치열IMT 사업권 획득비용 증가로 자금난 심화 유럽 이동통신업체들에 자금확보 및 덩치키우기 비상이 걸렸다. 각국별로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권자가 속속 확정되면서 막대한 초기투자비용을 확보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본격 시작됐기 때문이다. 통신기업들은 주파수 경매제로 사업권 획득비용이 당초보다 크게 높아져 자금난이 심각해지고 있는데다 각국별 허가업체수도 3~6개에 달해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합병 및 제휴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막대한 초기투자비용=독일내 사업권을 따낸 6개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이 소식이 전해진 18일 하루만에 무려 167억달러가 빠졌다. 경매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자 수익악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해 나갔기 때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역시 이날 이들 기업들의 투자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통신기업들의 자금난이 예상보다 심각할 것임을 경고한 셈이다. 유럽 18개국은 올해 안에 국가별로 사업권자를 선정, 총 75개의 사업권을 허가할 방침이다. 사업권비용도 당초 1,700억달러에서 2,000억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영국, 네덜란드처럼 경매방식을 통해 사업권자를 선택한 국가들의 사업권 획득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30% 이상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통기업들의 투자부담이 늘어나면서 올 하반기에만 1,000억달러 이상의 신규자금이 증시나 채권시장을 통해 조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이체 텔레콤은 이미 지난 6월 단일 기업으론 사상최대인 146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통신기업들이 앞다퉈 자금확보에 나섬에 따라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 일부 기업의 경우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것이란 잿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치열한 합종연횡=시장선점이 무엇보다 우선되는 이동통신 분야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합병전쟁의 서막은 이미 올라갔다. 지난 주말 영국 브리티시 텔레콤(BT)과 미 AT&T가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는 「통신 메가합병」이 시나리오 단계를 넘어 실행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초대형업체들이 군소업체들을 인수하는 초기단계를 넘어 「거인끼리의 결합」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BT와 제휴를 모색하고 있는 스페인 텔레포니카는 독일 소네라와 제휴한데 이어 핀란드 국영 통신회사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도이체 텔레콤, 프랑스 텔레콤, BT 등도 핀란드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어 한바탕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네덜란드 로열 KPN과의 제휴를 포기한 홍콩의 허치슨 왐포아도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합병전을 준비하고 있다. 맥킨지 유럽통신부문 파트너인 스콧 비어드슬리는 『이통기업들이 자금확보와 시장점유율 확대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며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굵직한 합병소식이 연이어 나올 것』으로 분석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8/21 18:0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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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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