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미 경제의 마지막 보루'최근 미 경제는 주식시장 폭락에 따른 역(逆) 부의 효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증시 하락→자산가치 감소→소비 위축의 악순환을 저지하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의 경제 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25일자)에서 최근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있는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증시 하락으로 인한 역 부의 효과를 충분히 상쇄, 미국 소비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주장의 가장 큰 근거는 미국의 소비를 좌우하는 중산층들이 자산 증식 수단으로 주식시장보다 부동산시장에 더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 실제 미국의 주택관련 소매업체인 홈디포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의 37%가 넘는 응답자가 부동산을 가장 주요한 투자 수단으로 여기고 있었으며, 자산증식을 위해 주식시장에 의존한다고 답한 사람은 6%에 불과했다.
또 뉴욕대학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중산층의 포트폴리오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미만인 반면 부동산의 비중은 60%를 훨씬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중산층 자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은 최근 1년간 호황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0.5% 증가, 연율 기준 100만 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기존 주택 판매의 경우 전달보다 12% 감소한 500만7,000건을 기록했지만 과거와 비교할 때 여전히 강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부동산 가격 역시 많이 올랐다. 현재 기존 주택의 평균가격은 1년 전보다 7.4%오른 16만3,5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부동산 시장의 호황은 채권금리 하락으로 인해 모기지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데다 미국인들의 소득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31년래 최저 수준인 6.34%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도 이를 상환하고 최근의 낮은 금리를 적용, 재대출을 받는 방법으로 차익을 얻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이 미국 경제의 상당부분을 지탱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시장마저 침체에 접어들 경우 미국의 소비는 급격히 얼어붙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