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속았다" 주장 황교수, 측근에겐 안 속았나

서울대조사위 보고서 `권대기ㆍ강성근 조작개입' 시사<br>"황교수, 자기 측근들은 왜 의심 안하나" 지적 대두

황우석 교수가 12일 줄기세포 논문조작은 미즈메디 병원측 연구원들이 자신을 속이고 저질렀다고 주장한데 대해 그렇다면 황 교수가 자신의 측근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속임을 당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조사 보고서를 통해 황 교수 연구실의 박사과정생인 권대기씨와 강성근 교수가 논문 데이터 조작에 개입했다고 사실상 적시했음에도 황 교수가 왜 이들은 의심을 하지 않았는지, 측근들의 논문 조작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눈을 감은 채 왜 미즈메디측에만 화살을 돌리고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사위의 최종 보고서는 12쪽에서 "(2005년도 논문의) 4,5,6,7,8,10,11번 세포주는 권대기 학생이 환자 체세포만을 둘로 나누어 시료(세포침전물)를 김선종 연구원에게 전달하였고 김 연구원은 이를 다시 국과수 서부분소에 분석 의뢰하였다"고밝히고 있다. 줄기세포와 환자 체세포의 DNA 검사 결과를 똑같이 만들기 위해 권씨가 미즈메디 출신의 김 연구원에게 환자 체세포만으로 만든 `가짜' 시료를 건네줬다는 것이다. 권씨의 조작 개입 내용은 같은 보고서 13쪽에서도 나온다. 조사위는 2005년도줄기세포의 면역 적합성(HLA) 검사 경위를 설명한 대목에서 권씨가 강성근 교수의지시를 받아 4번에서 15번까지 줄기세포는 체세포 두쌍으로만 샘플을 만들어 김 연구원에게 전달했다고 기술했다. 이 같은 조사위의 확인 결과대로라면 황교수팀의 이들 두명은 미즈메디측과 함께 DNA와 HLA 검사에서 조작 행위를 한 것이 된다. 황 교수의 `나는 전혀 몰랐다'는주장대로라면 권씨와 강 교수는 결국 미즈메디와 마찬가지로 황 교수를 완전히 속인것이 되는 셈이다. 황 교수는 지금까지 김선종 연구원 등 미즈메디측의 조작 혐의만 주장했을 뿐권씨와 강 교수에 대해서는 한번도 조작 가담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았다. 황 교수는 12일 기자회견에서 "줄기세포의 DNA추출과 검사 등은 김선종 연구원등 미즈메디 병원의 인력이 모두 수행했다"며 "우리는 이런 미즈메디측의 역할 책임만 믿고 이들이 보고하는 내용을 100% 신뢰만 하다 당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의 이형기 교수는 "이번 조작이 황 교수가 전혀모르는 사이에 미즈메디측의 소행으로만 이뤄졌다면 어떻게 황 교수 계열의 권씨가, 황 교수의 최측근인 강 교수의 지시로 체세포를 둘로 나눈 시료를 건네줬다고 조사위 보고서에 나왔는 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권대기 씨는 연구실의 박사과정생 중에서 황 교수의 가장 큰 신임을 받아온 연구원으로 꼽힌다. 그는 줄기세포의 반출입을 책임지는 `줄기세포 팀장' 역할로 2005년도 논문에서 제 5저자로 이름을 실었다. 황 교수의 `오른팔'로 불리는 강성근 교수는 2004년 논문에서 실제 논문 작성을맡았고 2005년 논문에서는 논문 데이터를 모아 미국의 제럴드 섀튼 교수와 교신을맡는 등 두 논문에서 연이어 실무 총책을 담당했다. 한편 황 교수측이 2004년과 2005년 논문을 조작했다고 주장한 외부 연구원들이 서로 소속이 엇갈리는 점도 의문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2004년 논문을 조작했다고 황 교수측이 주장한 유영준 연구원은 지방의 한 의대를 졸업하고 황 교수팀에 합류한 인물로 2005년 `조작범'으로 황교수가 지목한 미즈메디 병원 출신 김선종 연구원과는 그 소속관계가 다르다. 즉 2004년과 2005년 논문에서 서로 다른 소속의 연구원 두명이 잇따라 황 교수측을 속이고 논문 조작을 감행했다는 주장은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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