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8명구속펀드매니저에 돈주고 '주가 띄워달라'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ㆍ李承玖부장검사)는 4일 코스닥등록 벤처기업인 ㈜세종하이테크가 펀드매니저들에게 거액을 주고 주가를 조작, 수백억원대 시세차익을 챙긴 사실을 밝혀내고 이 회사 대표 최종식(57)씨와 H증권 명동지점 부지점장 이강우(40)씨 등 8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증재·수재혐의로 구속했다.
세종하이테크는 초박막 액정(TFT-LCD) 부품을 생산해 국내외 전자업체에 납품하는업체로 지난해 12월11일 코스닥에 등록했다. 코스닥 업체와 펀드매니저들이 커미션을 고리로 조직적으로 연계해 작전을 벌이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조사과정에서 코스닥 주가 작전에 1만5,000주당 2억원 정도의 커미션이 관례적으로 오간다는 진술이 나옴에 따라 다른 코스닥 벤처기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11월 세종하이테크의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H증권 부지점장 이씨에게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되면 주식 20만주를 매수해 주가를 20만∼30만원까지 끌어올려 달라』고 청탁한 뒤 지난 1∼2월 3차례에 걸쳐 주식매입사례비 명목으로 15억원을 건넨 혐의다.
이씨는 전 직장동료 또는 학연 등 친분이 있는 펀드매니저들에게 주가를 올려달라고 청탁한 뒤 1월말 H투신 주식운용부 차장 임흥렬(35·구속)씨에게 이 회사 주식 4만주를 매입한데 대한 사례비로 3억원을 건넨 혐의다.
이씨는 또 D투신 주식운용부 차장 백한욱(37·〃)씨와 리스크 관리팀 차장 황보윤(40·〃)씨, K투신 주식운용부 과장 심우성(35·〃)씨, K은행 신탁부 과장 이종성(38·〃)씨, 전 S투신 운용부 차장 이익순(35·〃)씨 등 펀드매니저 5명에게 각각 1억5,000만∼1억원씩 6억원을 건넸으며, 자신도 6억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세종하이테크는 총주식 75만주 가운데 20%가 넘는 15만∼18만주를 주가조작에 동원해 지난 1월 당시 11만원선이던 주가를 3월말께 33만원까지 끌어올려 수백억대의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시세차익 규모가 최소 39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시세조종 혐의를 확정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했다.
윤종열기자YJYUN@SED.CO.KR
입력시간 2000/07/0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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