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역사는 반복된다

전쟁에 대한 논의에 열기가 더해가고 있다. 대규모 군대는 걸프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긴장감도 나날이 고조되고 있다. 유가가 치솟는 와중에 예민한 투자자들은 이번 주에도 주식을 팔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사의 교훈을 따르자면 아직도 낙관적인 시각을 잃지 않을 이유들이 남아 있다. 지난 주 다우지수는 2%가량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한 주 동안 5%가량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두 지수 모두 올해 들어 3% 가량 상승한 상태다. 푸르덴셜 증권의 에드워드 야드니 수석 투자전략 팀장은 “분명히 이라크문제와 관련해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말 많은 투자자들은 아직 전쟁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좀 더 느긋한 자세를 보였다. 외교적인 해결책이나 심지어 이라크에 쿠테타가 일어나 전쟁 없이 사담 후세인 정권이 교체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부시 대통령의 발언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전쟁이 필연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전쟁 가능성이 높아 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의 필연성은 지난 주 유엔 무기 사찰팀이 이라크에서 빈 화학탄두를 발견하면서 더욱 커졌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정확히 12년 전 걸프전이 시작될 무렵에도 탄두들이 발견됐었다. 걸프전과 현시점의 닮은 꼴은 이뿐 만이 아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백악관의 주인은 사람만 바뀌었을 뿐 같은 부시 가문의 대통령이다. 이라크를 이끌고 있는 주역역시 동일 인물인 사담 후세인. 경제는 또 다시 완만한 리세션(Recession) 단계에서 막 벗어나려는 찰나이다. 걸프전이 발발할 무렵 주식 시장은 10월에 바닥을 찍고 미군이 주도하는 동맹군이 이라크를 공격한 1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한달 후 전쟁이 끝나자 다우지수는 17% 올랐다. 일년후 다우지수는 30%가량 치솟았다. 당시 유가는 전쟁이 가까워지면서 배럴당 40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유가는 미국이 공격을 시작한 이후 떨어지기 시작, 배럴당 18달러전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유가 안정세는 일년후 까지 이어졌다. 현재의 모습을 살펴 보자. 주식시장은 지난해 10월 바닥을 찍은 듯 보인다. 유가는 12년전과 마찬가지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조만간 원유가는 배럴당 34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처럼 걸프전과 현재 상황의 평행선이 이어진다면 앞으로의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우선 경제 회복을 체감하기까지는 2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부시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나서고 클린턴 대통령이 새 주인의 자리를 맡게 될 무렵부터 미국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냈던 것을 상기해 보면 이 같은 해답을 얻게 된다. 물론 이번에는 당시와는 다른 여러가지 도전들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은 국내외에 걸쳐 또 다른 테러 공격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다. 또 기업의 실적 개선 조짐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것과 기업들의 투자회복이 더디다는 것도 그때와는 다른 상황이다. 이미 수개월에 걸친 불황기를 거친 지금, 경제의 강한 회복세를 경험하기까지 또 다른 한해를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12년전의 경험을 통해 갖게 되는 또 다른 낙관론이 있다. 일단 경제가 상승세를 타기만 한다면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성장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점이다. 역사가 또 한번 반복되기를 기대해 보자. <루돕스(CNN 머니라인 앵커ㆍ투자분석가)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