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대기업 처절한 생존 몸부림

'장난감공룡' 토이저러스 1,200개 체인매각<br>車·카드사 현금환불등 값 할인경쟁 불붙어<br>GE, 금융분야 강화등 사업다각화도 한창

미국의 대기업들이 구조조정과 가격할인, 사업다각화 등에 잇따라 나서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장난감 회사의 대명사인 토이저러스는 앞으로 장난감 사업에서 철수하고 유아용품에만 전념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1,200개에 달하는 장난감 체인을 매각하고 유아용품 사업부를 분사해 이 분야에 집중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난감 공룡’인 토이저러스가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가장 미국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 월마트의 저가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막강한 점포망과 가격경쟁력에 더해 다소 손해를 보더라고 낮은 가격에 파는 마케팅 전략(로스 리더)을 구사해 장난감 업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80년대 말 25%를 넘었던 토이저러스의 시장점유율은 15%까지 떨어진 상태다. 시티그룹의 빌 심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80년대에 수많은 경쟁 업체들의 문을 닫게 했던 토이저러스도 과감한 구조개혁 없이는 월마트의 막강한 경쟁력에 밀려 시장에서 밀려나는 비운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드와 자동차회사들도 가격인하를 단행하며 손님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카드사들은 그 동안 항공 마일리지를 캐시백 상품으로 가장 많이 애용했지만 현금선호 고객이 늘자 이에 맞춰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디스커버카드는 앞으로 두 달 동안 레스토랑 카드사용 금액의 최대 10%까지 현금으로 되돌려주기로 했으며, 피쓰써드뱅크는 마스터카드 소지자를 대상으로 사용금액의 1%를 현금으로 보상하기로 했다. 아멕스카드도 블루캐쉬카드 사용자들이 결제하는 금액의 5%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등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열기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 업체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도 이 달부터 대당 최대 5,000달러를 현금으로 환불하는 등 자동차 업계에도 가격할인경쟁이 불붙고 있다. 이밖에 사업다각화도 한창이다. 전자제품 회사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미국내 6위 카드회사인 딜라드 내셔널뱅크를 12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는 등 금융분야로 사업다각화를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러시아 카드회사인 델타뱅크를 1억달러에 사들여 러시아 신용카드시장에도 진출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시스코와 휴렛패커드 등 반도체와 장비업체들의 앞으로 실적이 악화될 것에 주목하고 있으며 경기둔화가 이어질 경우 기업인수합병(M&A)과 사업부 매각 등 기업들의 구조조정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미국 경제는 지난 6월부터 다소 하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같은 기업재고는 전월비 0.9%로 증가, 4년만에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오히려 떨어져 내수도 부진하다. 미국 기업들의 이 같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앞으로 경기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강요된 선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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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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