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정부가 물줄기 열었지만 성패는 민간 투자·혁신에 달려" ■ 전문가 좌담 - 신성장산업, 10년후 (주)대한민국을 준비한다조석, 녹색산업 전환 불가피· 정부지원 분명히 할것김주형, 신산업 역행하는 분야 확실하게 페널티 줘야페리 하, 정부 펀드조성 큰 의미… 제2 컴팩·시스코 기대 정리=손철 기자 runiron@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사회= 안의식 경제부장 miracle@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정부가 지난 26일 녹색기술, 첨단융합, 고부가 서비스 등 3대 분야의 17대 신성장동력 산업에 앞으로 5년 동안 24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부의 의중과 구체적인 추진 목표뿐 아니라 사업 효과 등 여러 측면에서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지금의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신성장동력 산업은 정부와 기업은 물론 국민적 관심사라 할 수 있다. 10년 후 한국의 주력산업이 정부가 제시한 것처럼 변화할 것인가. 그 가능성은 얼마나 크고 이를 제약하는 장애물은 무엇일까. 서울경제신문은 한국 미래 산업의 밑그림을 그린 조석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과 산업 분야의 중추 싱크탱크인 LG경제연구원의 김주형 원장,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펀드를 운영하며 신산업을 발굴ㆍ투자하고 있는 페리 하 DFJ아데나 대표를 초청해 그 의미와 전망을 살펴봤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부가 신성장 산업의 방향을 제시해 큰 물줄기를 열었지만 그 성패는 민간의 투자와 혁신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조 실장은 "주력산업이 녹색으로 전환해야 생존하고 정부는 그렇게 끌고 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원장은 "신산업에 역행하는 분야는 전기요금 등 가격을 올려 페널티를 주고 지원할 분야는 보조금을 확대해 확실히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대표는 "금융위기로 벤처 투자가 침체된 상황에서 정부가 펀드의 종잣돈을 대며 신성장동력 육성에 나서는 것은 시장의 관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 왜 신성장동력에 주목해야 하나. ▦조석 실장=한국 경제는 압축성장을 하면서 위기와 위기극복이 반복됐다. 1960년대 경제개발 이후 1970년대 1ㆍ2차 오일쇼크 때 우리는 중화학공업을 키워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빅딜도 있었지만 정보통신(IT), 벤처 육성으로 경제체질을 개선했다. 2000년대 들어 잠재성장률이 3%대까지 떨어지면서 산업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실행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17대 신성장동력 산업을 발굴한 것이다. ▦김주형 원장=이런 관점도 있다. 한국 경제는 주로 선진국 벤치마킹과 해외 일류기업을 따라하며 성장했다. 창의적 노력은 부족했다. 하지만 이제는 산업을 스스로 개척하지 않으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없고 성장도 더 이상 할 수 없다. 대체에너지ㆍ융복합기술에서 한국은 선진국과 일부 격차는 있지만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제조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 기업의 이런 매력 때문에 크리에이티브를 보완할 수 있는 기회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성장동력이 잘 육성되면 선진국이 될 뻔한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의 신성장동력 정책이 매력적인가. ▦페리 하 대표=한국 시장을 투자대상으로 검토한 지는 12년이 됐고 4년 전부터는 한국을 테마로 펀드를 조성해 운용할 때가 됐다고 판단해왔다. 한국의 IT 발전에는 정부의 힘이 큰 역할을 했다. 실리콘밸리가 40년 걸린 일을 10년에 했다. 물론 버블이 끼면서 실패도 있었지만 그 실패로 회계ㆍ법률 서비스, 금융 등 한국의 벤처 생태계는 진일보했다. 인수합병(M&A) 시장이 커가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최근 3~4년 동안 해외 기업들이 한국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선 것은 그만큼 한국의 레벨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정부가 17대 산업을 제시했는데 가장 유망한 것은 무엇인가. ▦조 실장=정부의 역할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신성장동력 산업을 주도할 주체는 민간이다. 정부 역할을 게을리하려고 하는 말이 결코 아니다. 정부가 제시한다고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민간이 투자하고 경쟁하면서 성장동력으로 만들어갈 숙제는 남아 있다. 녹색기술, 첨단융합, 고부가 서비스 등 3대 분야, 17개 산업을 정부가 제시한 것이 백화점식으로 망라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지만 방향성은 분명히 보여줬다. 또 17개 산업 중 단기 육성할 곳은 속도전을 벌이도록 예산을 책정했고 중기적 측면에서는 신성장동력 펀드를 정부 주도로 1차 5,000억원, 2차 2,500억원을 조성, 유망 민간기업에 투자하도록 했다. 장기적으로는 신성장동력 산업이 녹색성장의 기틀이 되게 할 것이다. -정부 정책에 보완할 부분은 없나. ▦김 원장=정부 정책은 특별한 지원이나 인위적 페널티가 있어야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민간기업이 투자하고 싶어도 비용은 당장 생기지만 이익은 나중에 오기 때문에 꺼려진다. 녹색성장으로 가려면 환경을 해치는 것은 가격을 올리고 이로운 것은 보조금을 줘 독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기요금 구조의 왜곡은 한국이 세계에서 에너지 효율성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가만두고 녹색성장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부가 욕심을 내지 말고 작은 분야라도 확실히 지원해야 한다.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발전한 이유는 단연 정부 보조금에 있다. 방향성이 좀 더 구체적이고 분명해야 한다. ▦하 대표=가격 구조를 바꾸는 것은 정부에 부담이다. 그러나 안 하면 돈이 모이지 않는다. 돈이 모이는 곳에서 혁신이 나온다. 혁신과 기술발전이 기대되면 투자가 계속된다. 신산업에서는 정책에 따라 시장이 생기고, 투자가 이뤄지고, 혁신의 놀라운 힘이 발휘된다는 점을 정부가 유념해야 한다. ▦김 원장=맞다. 신산업은 혁신 속도가 매우 빠르다. LED를 예로 들면 기술발전이 10~20%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2~3배 이상 한꺼번에 된다. 그런 것을 바라고 자연스럽게 벤처캐피털이 모이면 좋지만 우선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정부가) 신산업을 일반적 관점으로 볼 필요는 없다. ▦조 실장=주력 산업의 녹색전환이 매우 중요한 일인데 기업들은 우선 혁신을 정부의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하려고 한다. 기후변화협상이 진전된다면 그런 것들이 활발해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메시지는 개별 기업이나 산업이 에너지 저소비형, 저탄소로 전환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투자도 얻기 힘들다. 정부는 그런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이다. -국내 투자에서 관심을 갖는 분야는 어디인가. ▦하 대표=우리 회사가 IT와 나노기술(NT)에 광범위하게 투자하고 환경산업 투자 비중도 30%가량 된다. 한국에서는 IT를 계속 주시하면서 소재와 환경 분야를 유망하게 보고 있다. 특정 분야 투자보다는 나라를 중심으로 보기 때문에 한국에서 글로벌해질 수 있는 기업의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 ▦김 원장=유망산업을 꼭 찍어 말하면 좋겠지만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공부해도 답이 없더라. '이 산업, 이 기술이면 된다, 이긴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정부가 제시한 신성장동력이 포괄적이라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정부는 방향을 제시하고 한발한발 흔들림 없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신성장동력 산업이 성공적으로 커나가는 데 당부 혹은 보완할 말이 있나. ▦조 실장=민간이 초기 투자에 어려움이 있듯 정부도 그렇다. 물론 신산업의 초기시장 형성에는 정부 지원이 집중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신산업의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에 머물러야지 사전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결정할 수는 없다. 민간의 자연스런 거품은 문제가 크지 않으나 정부가 깃발을 잘못 들면 부작용이 크다. 그렇다고 결코 정부 역할을 소홀히 하지는 않겠다. 다만 재정부담은 곧 국민에게 가는 것이어서 지원폭을 어느 정도 할지 시기마다 문제가 생긴다. ▦김 원장=지금보다 국가자원을 연구개발(R&D)에 많이 투입해야 한다. 연구의 효율성을 따지면서 지난 10년간 투자도 줄고 국책연구원의 대우와 자부심도 낮아졌다. 그러면 희망이 없어진다. 신성장동력을 키우려면 기초과학을 포함한 R&D 능력 확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하 대표=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로 신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그 시장이 세계적으로 완전히 죽었다. 투자속도 역시 반으로 줄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정부가 신성장동력 펀드에 기초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대단한 의미가 있다. 펀딩을 받는 회사도 정말 탄탄한 곳이 될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컴팩, 시스코, 아마존닷컴이 그렇게 성장했다. 정부가 시장에 큰 메시지를 던졌으니 화답이 있을 것으로 본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