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형종류 이렇게 많아요?" 감탄…놀람…

세계인형대축제 이모저모<br>2억7,000만원 테디베어등 1만5,000여점 전시<br>독일군 막사 재현 '밀리터리 피규어' 남자들 발길


"인형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지 미처 몰랐어요."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본관 태평양홀에서 최근 성황리 열리고 있는 세계인형대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의 한결 같은 말이다. '인형' 하면 대부분 어린시절 헝겊으로 만든 장난감 정도를 떠올리지만, 지금 전시중인 인형은 총 1만 5,000여점, 종류만도 수백가지다. 푸근해 마냥 안기고 싶은 테디베어를 시작으로 인체를 축소해 만든 정교한 피규어, 식물로 만들어 가습기역할까지 하는 '토피어리' 등 각양각색의 인형들을 볼 수 있어 연말연시 가족과 연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이벤트다. 이번 전시는 국내 유명 인형관련 동호회들이 모두 참가, 백화점 혹은 길거리 진열장에서 흔히 보던 인형이 아니라 완성도 높은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2억 7,000만원짜리 테디베어 '리치'와 1,000만원짜리 돌하우스(Doll House) ' 푸펜백화점' 등 진귀한 작품들은 그 사례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인형이 뭐 다 똑같지'라는 편견이 금새 사라진다. 표정이 다양한 인형으로는 우리나라 대표인형 닥종이 인형, 그리고 헝겊인형으로는 드물게 살아있는 표정을 연출하는 초록인형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초록인형은 국내에서 탄생해 2006년 독일에서 열린 막스오스카아놀드 예술상 등 유럽에서 열리는 인형 콘테스트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예술성이 뛰어나다. 정교한 바느질로 얼굴 표정을 살린 것이 예술성을 인정받은 포인트다. 도자기로 만든 비스크인형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비스크돌협회 부스에는 19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비스크인형을 재현한 '레이디'를 비롯해 회원들이 만든 50여종의 비스크 인형이 전시돼 있다. 홍미경 비스크돌협회장은 "유럽에서 열리는 최근 경매에는 앤틱 인형이 인기 품목 중 하나"라면서 "인형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예술성과 상품성을 갖춘 작품"이라고 말했다. 피규어 인형 동호회인 아이피규어가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막사와 벙커를 재현해 놓은 '밀리터리 피규어' 코너에는 유난히 남자들의 발길이 잦다. 인형은 보는 개인적 취향의 측면과 함께 산업적인 측면에서 성장성도 크다. 인형과 관련된 의상ㆍ돌하우스 등 부대산업은 창의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피규어 인형의 경우 의상만 별도로 제작하는 디자이너가 있을 정도다. 이번에 선보인 피규어 중 영화 '대부'의 한 장면을 연출한 말론 브란도가 입고 있는 양복 한 벌의 가격이 50만원이 넘는다. 아이피규어 동호회 한 관계자는 "인체를 6분의 1로 축소한 피규어 인형 의상은 보통 옷을 만드는 것 보다 대여섯배가 힘들다"며 "우리의 피규어 의상은 세계가 인정할 정도로 수준급"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월 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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