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익률은 줄고… 자금유입은 늘어…"

은행권 金관련 상품등 신상품 개발에 열올려<br>이차손 발생 生保, 보험료올려 역마진보전 모색<br>저축銀도 고금리 속속 포기 자금유입 제한나서

“돈은 들어와도 굴릴 데가 없다.” 은행ㆍ보험사ㆍ저축은행 등 금융권이 시중금리와 원ㆍ달러 환율 급락이라는 ‘2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대출하거나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특판상품 등에 유입되는 자금은 오히려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환율연동예금 및 외화정기예금의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다. 은행권은 이 같은 실정에 대처하기 위해 금 관련 상품 등 신상품을 잇따라 판매하며 수익률 관리에 부심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아 대체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보험업계와 저축은행의 상황은 더 나쁘다. 보험료를 또 올린다는 비난 속에서도 생보계가 보험료 인상을 통해 이차손을 보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저축은행도 고금리 수신전략을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은행권, 외화예금 역마진 속 특판예금 금리 비상=은행권의 외화예금은 수출의 지속적인 호황과 무역수지 개선에 힘입어 지난 2000년 이후 4년째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2기 부시 행정부 출범과 함께 ‘달러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외화예금의 ‘역마진’ 문제는 금융권의 부담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지난해 말 원ㆍ달러 환율은 1,192원60전에 달했지만 이달 15일에는 무려 100원 가까이 떨어진 1,092원까지 추락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외화예금 만기가 돌아오는 고객들의 대부분이 유학자금 송금이나 해외 결제자금 등 달러화를 사용하기 위해 보유한 경우가 많아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수익률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다른 투자대상으로 바꾸는 문제를 논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일부 고객에게는 엔화나 유로화 예금으로 전환할 것을 권유하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특판예금도 골칫거리로 부상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출범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은행권이 ‘수신경쟁’에 나섰지만 금리급락으로 인해 수익률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돼 사실상 특판을 조기 마무리했다. 은행권은 또 자금운용에 애로가 예상되는 정기예금과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의 금리를 조기에 낮추고 있다. 투자대상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권은 금 관련 상품개발과 판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신한ㆍ조흥ㆍ우리은행에 이어 한국씨티은행이 금 시세와 연계해 최고 연 1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만기 1년짜리 예금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사, 보험료 인상으로 역마진 보전 추진=보험업계, 특히 생보사들의 경우 대부분 상품이 10년 이상의 장기로 운영되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에서 자산운용 부문의 압박이 심하다. 2000년 이후 보험료를 올리고 저축성 보험 판매를 자제했지만 최근까지 매년 7,000억~8,000억원의 이차손이 발생하고 있다. 이차손은 보험료에 적용하는 이율보다 자산운용수익률이 낮아 발생하는 역마진을 말한다. 현재 생보업계의 책임준비금에 대한 적용이율은 평균 연 7% 안팎이지만 자산운용수익률은 연 5~6%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일부 생보사들은 해외 유가증권 투자에 주력해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30년 만기 해외채권 투자를 위해 지난달 30년짜리 금리 스와프 계약을 메릴린치와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생보사들은 또 저금리 기조하에서 역마진 규모를 줄이기 위해 내년 초 보장성 상품의 예정이율을 현재 4.5%에서 4.0~4.25% 수준으로 떨어뜨려 보험료를 5~10% 가량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축은행, 고금리 자금유치 포기 움직임=잇단 콜금리 인하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들도 자금유입을 제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금리를 내리고 있다. 이미 4%대로 1년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한 저축은행은 전국에서 모두 30곳으로 전체의 26.5%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대구ㆍ경북 지역 내 11개 업체 모두 5%에도 못 미치는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광주와 전라도 10개, 부산ㆍ경남 6개, 서울 2개, 대전과 충청도 1개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연간 3.2~3.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들어 3.7%에 달하고 있는 점과 콜금리의 추가인하 가능성을 고려하면 앞으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 5%대의 예금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저축은행도 점진적인 금리인하를 검토 중이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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