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두무진 일대 '선대암·코끼리바위'등 해안 경치 빼어나<br>삼면이 산에 둘러쌓여 아늑한 느낌 주는 대청도 '자두리 해변'<br>연평도 등대공원에선 하늘과 바다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장관
| 백령도에 있는 '두무진 형제바위'는 해질녘 풍경이 장관이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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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령도 서북쪽 끝자락에 있는 '두무진 선대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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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청도 선착장에 우뚝 서 있는 '어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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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청도 남서쪽에 있는 '지두리 해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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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청도 선착장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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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한가위 황금 연휴 동안 해외 여행지로 떠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고향에서 오랜만에 부모ㆍ형제ㆍ친척들과 만나 뜻 깊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관광공사는 추석을 지낸 후 가족과 함께 가볼 만한 곳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따뜻한 인정이 가득한 서해 5도를 추천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서북쪽 해역에 자리한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가 주인공이다. 그 중 민간인들이 출입하기 어려운 우도 대신 소연평도를 포함시켜 '서해 5도'라 칭하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북방한계선(NLL)을 사이에 두고 1년 365일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될 것 같은 서해 5도는 의외로 평온하다. 육안으로 보일 만큼 북녘 땅이 가깝고 주민들보다 군인들이 더 많다는 사실만 아니라면 여느 섬들처럼 정겹다. 특히 이들 섬에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해안 절경이 즐비하다.
백령도의 두무진 기암과 콩돌해변, 대청도의 모래사막과 사탄동해수욕장, 소청도의 분바위, 연평도의 가래칠기해변과 빠삐용 바위, 소연평도의 얼굴바위 등 해안절경은 머나먼 뱃길의 수고로움을 덜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이다. 황금 같은 추석 연휴에 가을바람을 맞으며 자연과 인정이 살아 있는 서해 5도로 떠나보자.
◇백령도=우리나라 최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는 육지와의 직선거리가 10여km밖에 되지 않는다. 그 유명한 장산곶과의 거리도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섬에 가려면 무려 228km의 멀고 먼 뱃길을 달려야 한다. 가장 가까운 육지가 북한 땅의 황해도 장연군에 속하기 때문이다.
인천 연안부두를 출발한 여객선은 4~5시간의 항해 끝에 소청도, 대청도를 거쳐 백령도의 관문인 용기포에 도착한다. 백령도 제일의 해안절경은 서북쪽 끝의 두무진에 있다. 두무진 포구에서 해안 산책로를 따라서 10여분쯤 걸으면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올 만큼 웅장한 해안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숱한 세월 동안 비바람과 파도에 깎여나간 선대암,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형제바위 등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늘어서 있다. 우뚝 솟아오른 기암과 깎아지른 암벽이 마치 대군을 호령하는 장수처럼 위풍당당해 보인다. 두무진(頭武津)이라는 지명도 '우뚝한 바위들의 형상이 장수들의 머리 같다'는 데서 생겨났다고 한다.
두무진 해안과 정반대편의 남동쪽 해안에 위치한 남포리 콩돌해변도 백령도가 아니면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길이 1km 가량의 해변 전체가 콩처럼 자잘한 돌로 가득하다. 백령도에 흔하게 분포된 규암이 억겁의 세월 동안 파도에 깎이고 씻겨 콩돌로 다듬어졌다고 한다. 돌 색깔도 흰색, 갈색, 회색, 적갈색, 청회색, 청록색 등 다채롭다.
◇대청도ㆍ소청도=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에 속하는 대청도는 백령도와 연계해 2박3일 일정으로 여행하기에 좋다. 백령도행 여객선의 중간 기항지가 소청도, 대청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천 연안부두에서 오전 8시에 출항하는 백령도행 데모크라시5호를 타고 가서 소청도를 먼저 둘러본 다음 오후 4시30분 소청도 선착장에 도착하는 프린세스호를 이용해 대청도로 이동해서 하룻밤을 묵는다. 그리고 다음날 정오 무렵 대청도 선착장에 도착하는 데모크라시 5호를 타고 백령도로 건너가서 하룻밤 더 체류한다. 그렇게 하면 동선과 시간이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3개 섬을 섭렵할 수 있다.
대청도 해변에는 대부분 모래가 깔려 있다. 대청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수욕장인 지두리 해변을 비롯해 사탄동ㆍ답동ㆍ농여ㆍ옥죽동 해변 등이 모두 모래 해변이다. 대청도의 남서쪽 해안에 자리잡은 지두리 해변은 삼면이 산자락에 둘러싸여 있어 언제 찾아가도 아늑하다.
대청도 남쪽에 있는 소청도는 전체 면적이 대청도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분바위가 있다. 온통 하얗게 분칠을 해놓은 듯해서 이름붙여진 분바위는 달빛을 받으면 하얀 띠를 두른 것 같다고 해서 '월띠'라고도 불리는데 6억~10억 년 전쯤 형성된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화석이기도 한 '소청도 스트로마톨라이트 및 분바위'는 모양이 아름답고 보존가치가 높아 지난해 천연기념물 제508호로 지정됐다. 소청도 서쪽 끝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는 소청도 등대가 서 있다. 1908년에 세워진 이 등대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 등대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연평도ㆍ소연평도=연평도는 '조기섬'이다. 조기를 빼놓고는 연평도를 이야기할 수 없다. 조기가 사라져버린 지금은 '꽃게섬'이 됐지만 연평도 역사에서 조기의 역할은 꽃게와 비교도 할 수 없이 크다. '대연평도'라 불리는 연평도에는 옹진군 연평면 사무소가 있다.
그런데도 섬 전체 면적은 7.295㎢에 불과하다. 면적이 좁고 택시나 시내버스 같은 대중교통편이 없어 외지 관광객들은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연평도를 둘러보는 수밖에 없다. 사실 연평도에서는 거북이처럼 느긋하게 걸어도 1박2일이면 다 둘러볼 수 있다.
굳이 일정을 계획하고 싶다면 첫날은 연평도의 서남쪽 언덕의 등대공원에서 마무리하는 게 좋다. 북녘 하늘과 바다를 핏빛으로 물들이는 해넘이와 노을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