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기대 불구 승객 평시와 비슷<br>항공업계, 12월부터 미주노선 대폭 늘려
| 한국인 미국행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 시행된 17일 인천공항에서 승객들이 대한항공의 미국 애틀란타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조영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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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국 여행을 하려면 까다로운 비자발급 절차를 밟아야 하는 등 불편이 컸는데 이제 비자면제 조치로 자유롭게 미국 여행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17일 오전10시5분 인천국제공항 탑승동 22번 출구. 미국 애틀란타행 대한항공 KE035편을 이용, 무비자로 첫 출국한 한윤민(34)씨의 소감이다. 그는 “편리해진 만큼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주 미국 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을 비롯, 아시아나항공, 미국 유나이티드항공(UA)은 이날 관광ㆍ상업 목적으로 90일 이내 무비자 미국여행이 가능해짐에 따라 비자 면제프로그램(VWP) 관련 행사를 잇따라 개최했다.
비자면제 첫날이지만 평일이어서 평소와 다름없이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 김수영 인천공항 홍보과장은 “비자면제 첫날이어서 공항이 다소 붐빌 것으로 예상했지만 행사장 주변만 복잡했을 뿐 공항 전체 분위기는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미국 비자면제 첫 출국 승객’으로 선정된 한씨에게 좌석등급을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비즈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해주는 한편 각종 선물을 선사했다. 아시아나 항공도 이날 인천발 로스앤젤레스행 항공편 탑승객 가운데 첫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이용한 승객에게 좌석 업그레이드 쿠폰을 제공했다.
주한미국대사관과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날 오후2시부터 인천공항 제2탑승동 121번 게이트에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이채욱 인천공항 사장, 데이비드 럭 유나이티드 항공 한국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 다음달부터 미주노선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11일과 12일부터 인천~워싱턴과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주 3회에서 주 7회로 전환하는 한편 지난 9월 고유가로 운항을 중단했던 라스베이거스 노선도 오는 12월16일부터 주 3회 운행을 재개한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일부터 미국 전역의 아름다운 관광지 등을 담은 새로운 TV 및 동영상 광고인 ‘로드트립 USA’ 시리즈를 새롭게 내보내는 등 비자면제에 따른 수요증가에 대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2월11일부터 인천~시애틀 노선을 주 3회에서 주 4회로 증편하고 16일부터는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을 주 11회에서 주 14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관계자는 “미국 비자 면제프로그램 시행으로 우리 회사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연간 미국 방문객이 4만5,000여명 증가, 연간 수익도 추가적으로 250억원가량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항공사와 승객들의 기대와는 달리 관광업계는 엇갈린 반응이다. 관광업계는 “경기침체와 원ㆍ달러 환율 상승으로 미주노선의 여행객 증가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관광의 한 관계자는 “미국 비자면제로 여행이 한층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출국 72시간 이내에 입국허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일반인들의 반응은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H투어의 한 관계자는 “승객이 늘어날지를 가늠하려면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12월 하순께가 돼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