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시한 것은 이게 아닌데 방향이 잘못됐군." 직장인이면 누구나 상사의 한마디에 며칠 동안 고심해 작업했던 업무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상사가 말을 아끼는 스타일이거나 일방적으로 업무를 지시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효성그룹이 업무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상하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상사에게 업무지시를 받을 때마다 '왜 하는 것입니까, 언제까지 해야 합니까,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합니까' 등 세 가지를 질문하자는 '3Q'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모든 임직원이 각자의 책상 앞에 3Q 내용을 담은 스티커(사진)나 자석을 붙이고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 7월 사원제안 아이디어로 채택된 ㈜효성의 3Q 캠페인은 이달부터 모든 계열사로 확대됐다. 발전적인 기업문화를 주제로 한 지원본부 워크숍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임원들의 공감을 얻어 그룹 차원의 캠페인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이상운 ㈜효성 사장은 지난달 27일 본사 및 계열사 간부를 대상으로 한 '경영진과의 대화'에서 "효성의 조직문화를 활성화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3Q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며 "3Q를 생활화해 효성그룹의 기업문화로 정착시키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3Q 캠페인에 대한 임직원의 반응도 뜨겁다. 캠페인 초기에는 상사나 팀장에게 지시사항을 되묻는 게 익숙하지 않아 얼버무리던 직원들도 차츰 궁금한 내용을 살펴 업무에 반영하고 있다. 효성의 한 사원은 "여러 가지 업무를 맡았을 때 업무의 중요도에 순서를 정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3Q를 통해 우선과제를 선정하기가 쉬워졌고 업무처리 속도 또한 빨라졌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은 3Q의 생활화로 상하간에 신뢰가 형성됨에 따라 사내 분위기도 활기를 띠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룹 임원들도 3Q 생활화가 조직에 일대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며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3Q 캠페인을 제안한 임지영 ㈜효성 홍보팀 과장은 "의식적으로 질문하고 함께 고민하다보니 변화에 대한 실천력이 커지게 됐다"며 "이를 통해 보다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조직문화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