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애비 코헨, 월가를 뒤흔들어

황소 여왕(OUEEN OF BULLS)의 한마디에 월가가 시름에 잠겼다.28일 뉴욕 증시를 출렁거리게 만든 것은 골드만 삭스의 수석 투자전략가 애비 조셉 코헨(48·여)의 보고서였다. 코헨은 주식투자비중을 5%포인트 줄이고 현금 보유비중을 5%포인트 늘리도록 권고하면서 테크주식의 과대평가를 경고했다. 미언론은 골드만의 거인(GURU) 코헨의 입장변화가 시장을 가라앉혔다고 보도했다. 코헨은 90년대 중반부터 그린위치 어소시에츠,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 등이 수년간 계속 월가 최고의 투자전략사로 선정한 골드만 삭스의 간판스타. 코헨은 특히 90년대 초반부터 미국 경제 및 증시의 장기 호황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대표적인 인물이어서 황소(BULL, 강세장을 뜻함)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다. 97~98년 아시아 금융위기당시 내로라는 수많은 월가의 전문가들이 대세상승국면은 끝났다고 주장할 때도 코헨은 미국경제는 「수퍼탱커」라고 주장하면서 증시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결과는 코헨의 판정승이었다. 98년10월 홍콩위기로 다우지수가 7.1%나 하락하자 코헨은 다음날 미국 증시에의 영향은 거의 없다며 주식매수를 권고했고 주가는 다시 334포인트 뛰어올랐다. 코헨은 또 주가수익비율(PER), 배당률, 증거금대출 등 기존 지표들이 신경제(뉴 이코노미) 상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가장 먼저 주장한 이론가였다. 투자자들은 미국 최고의 금융기관중 하나인 골드만 삭스를 「애비 코헨의 회사」라고 부를 정도다. 이런 코헨이 주식투자비중을 낮추라고 권고하자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나마 코헨이 금융, 제조업, 에너지관련 주식 등 이른바 구경제(올드 이코노미) 주식이 과소평가되었다고 말하는 바람에 다우지수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게 월가의 분석이다. 코헨은 특히 S&P 500지수의 연내 예상치를 1,575로 상향조정하면서 8~10%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헨은 52년 뉴욕 퀸즈에서 태어나 69년 코넬대학을 졸업하고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제학석사를 마친후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리서치회사인 T 로위를 거쳐 83년 드렉셀 번햄 램버트에서 월가 생활을 시작했다. T 로위에 근무할 당시 반도체 및 하이테크산업의 수요예측 모델을 만들기도 했다. 정크본드로 유명했던 드렉셀 번햄 램버트가 파산하자 90년가을 골드만 삭스로 옮긴 코헨은 93년부터 수석 투자전략가 역할을 맡으면서 시장을 좌지우지해 왔다. 뉴욕=이세정특파원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03/2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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