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이라크 총선 연기돼선 안된다

파이낸셜타임스 1월 6일자

이라크 총선이 오는 30일로 다가오면서 이라크 무장단체들이 임시정부와 이라크 치안군, 선거관리단과 미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예견됐던 일인 만큼 무장세력의 공격 때문에 총선 연기를 고려해서는 안된다. 지난 4일 알리 알하이다리 바그다드 주지사가 피살되면서 가지 알야와르 임시정부 대통령을 비롯해 이라크 내에서 총선 연기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매일같이 정부 관련 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이라크 제헌의원을 뽑아 새 내각을 구성하고 올해 안에 대통령을 선출하려는 이라크 국민들이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다. 그렇다면 총선을 연기하는 것이 무슨 득이 된다는 말인가. 총선을 연기하는 것은 무장세력의 사기만 높이는 일이다. 특히 지하드와 앙시앵레짐(구체제)을 대표하는 바티스트, 무장세력을 지원하는 세력인 수니파가 총선 연기를 가장 반길 것이다. 이라크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아파들은 그동안 미국의 지배를 조용히 묵인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라크 내에는 더 큰 혼란이 닥쳤을 것이다. 그러나 시아파 역시 그들의 눈앞에서 갑자기 선거권을 박탈당했다고 여긴다면 강하게 반발하며 폭동을 일으킬지 모른다. 시아파를 비롯해 쿠르드족, 기독교인들과 투르크만족들은 이라크 전체 인구의 5분의4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현재 선거라는 방식을 통해 합법적인 권력을 얻기를 원하고 있다. 폭탄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세력에 대항해 치안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선거를 지역별로 다른 날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총선을 연기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달은 매우 힘든 시기가 될 것이다. 여러 종파에 걸쳐 있는 일반 이라크 국민들은 선거를 치르기 위해 또 한번 큰 용기를 내야 할 것이다. 다수의 시아파가 선거에서 승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총선을 연기하도록 로비하고 있는 미국행정부 내 일부 세력과 수니파들 때문에 이들의 용기가 좌절을 겪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것도 민주주의의 한 단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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