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클릭! 핫이슈] 증시 '편견' 버려야 '천수답' 벗어난다

최근 우리 주식시장은 모처럼 강세 행진을 벌이며 우울한 경제관련 기사에 길들여져 있던 투자자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반등은 국내 투자자들보다는 외국인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나타나 주가상승의 혜택 역시 외국인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을 선호하는 것은 한국기업의 가치가 재평가 받는다는 측면에서 좋은 일이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가운데 벌어짐에 따라 그 부작용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외국인 편중 현상은 배당금과 주가차익의 국부유출이라는 측면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수 있다. 지난 4월 주가 폭락사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거에 주식을 팔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잘 보여준 사례였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 기관투자자의 육성이 절실히 요구되지만, 거래소 시장에서의 연기금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미국은 연기금의 비중이 20%대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연기금의 비중은 대단히 낮다. 연기금의 주식투자 기피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제도적 장벽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해소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의 편견과 달리 한국 주식시장은 점차 장기투자를 위한 여건을 갖춰나가는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과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실적의 안정성이 대단히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이익개선을 배경으로 기업들의 배당 규모도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주식시장의 참가자들도 점차 고배당 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한화증권이 지난 1991년 2월 초를 기점으로 전년도에 최고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20개 종목을 골라 1년간 보유하는 방식으로 배당지수를 작성한 결과, 지난 7월 말 현재 누적 수익률은 600%에 달하고 있다.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을 감안한 종합주가지수 수익률이 45.2%인 것을 감안하면, 배당투자에 근거한 장기투자 효과는 대단히 큰 것으로 판단된다. 연기금이 공공자금이라는 점에서 위험관리시스템 구축 등 운용상의 신중함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주식투자를 패가망신의 지름길로 보는 구태의연한 사고를 버리고 장기투자의 기반을 마련한 주식시장의 새로운 모습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태도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판단된다. 연기금의 주식 투자 허용뿐만 아니라 부정적 인식의 변화가 함께 이뤄질 때 주식시장은 외국인에게 휘둘리는 천수답 시장의 모습에서 탈피해 기업의 내재가치를 충실히 반영하는 선진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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