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24일 최돈웅 한나라당 의원이 SK로부터 받은 100억원을 비공식 대선자금으로 사용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재정국과 사무처 관계자들을 다음주에 소환, 조사키로 했다.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 재정국과 사무처 관계자의 소환조치가 곧 가시화될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다음주가 되면 SK비자금의 선거자금 사용 여부가 규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길승 SK그룹회장의 사법처리와 관련, 안 검사장은 “정치인에 대한 수사가 끝나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손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다소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전날 최 의원에 대한 비공개 조사에서 “나는 돈의 수수과정에서 일종의 연락책 역할만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 당 지도부와 SK간에 구체적인 대선자금지원액수 등에 대해 사전 협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대선때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당 재정관계를 총괄했던 김영일 의원과 이재현 당시 재정국장에 대해 우선 소환조사를 벌이기로 방침을 굳히고 소환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계좌추적과 관련해 검찰은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며 극도로 말을 아끼고는 있지만 SK 돈 100억원이 한나라당에 유입됐다는 물증 확보차원에서 대선시기 당 재정국 계좌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제한적 계좌추적에 실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한편 검찰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SK로부터 받은 11억원 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CD) 가운데 상당부분의 사용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11억원의 사용처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팀을 부산에 급파해 수표 사용자를 중심으로 30여명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와 관련, “최씨가 받은 CD 11억원이 현금 3억원과 수표 8억원으로 바꿔져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수표로 인출된 8억원 가운데 최씨가 보관하고 있던 1억8,000만원 상당의 수표ㆍCD를 압수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씨의 고교 선배인 이영로씨가 2억원을 사용했고 1억원은 최도술씨가 차명계좌로 보관중인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나머지 현금 3억원에 대해서는 현재 사용처를 확인하고 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