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화점에 '영수증 아줌마부대'

백화점에 '영수증 아줌마부대' 경품타려 손님들 버리는 영수증 회수 최근 사은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각 백화점 정문 앞에 속칭 '영수증 아줌마'들이 등장, 서민들의 생활고(苦)를 반영하고 있다. '영수증 아줌마'란 백화점들이 영수증 상으로 최소 10만원어치 이상 물품을 구입해야 사은품을 주지만 영수증 합산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은품을 받기 위해 백화점 정문 앞에서 손님들의 영수증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주부들을 일컫는 말이다. 개점, 창립 등의 명목으로 지난 3일부터 일제히 사은 행사에 들어간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 정문 앞에서 쇼핑객들이 몰리는 오후, 저녁 시간대에 여러 장의 영수증을 손에 쥔 '영수증 아줌마'들을 발견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10일 오후 서울 L백화점 본점 지하 입구 앞에서 영수증을 '회수'하던 40대 주부 K씨는 "값싼 물건을 샀기 때문에 사은품을 받을 수 없다"며 "쓰지 않는 다른 영수증과 구매 확인증을 모아 사은품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K씨처럼 자기 영수증에 다른 손님들의 영수증을 모아 사은품으로 바꾸는 주부들도 있지만 일부는 '전문적으로' 영수증을 모으는 주부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때는 쇼핑백도 없이 허름한 옷차림에 수 십만원 어치의 영수증을 모아오는 주부들도 있다"며 "이들은 주로 상품권과 바꿔 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영수증 아줌마'들은 대형 백화점들이 경품 행사를 진행하면서 일정 금액 이상의 물품을 구입해야 경품, 사은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생겨난 풍속도지만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더 심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사은행사 기간에 백화점을 찾은 직장인 L(27)씨는 "지난 세일 때도 백화점 입구에서 아줌마들이 안 쓰는 영수증을 달라고 해 준적이 있다"며 "50만원, 100만원 이상 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백화점들이 과소비와 빈부 갈등을 부채질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2000/11/10 17:07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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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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