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ㆍ정보통신 등이 포함된 전기ㆍ전자제품의 수출이 단가하락 등의 여파로 올 들어 5년 만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 전체 IT산업의 고용유발 효과도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대를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함께 원천기술 확보 등 IT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산업자원부ㆍ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 1~5월 IT 수출이 금액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로 반전했고 수출단가도 지난 2000년에 비해 올 1ㆍ4분기 기준으로 50.9%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업종의 고용유발계수(10억원 투자시 인력채용 규모)는 90년 30~40명에서 최근에는 10명 이내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단가 하락 속 물량 밀어내기 한계=반도체ㆍ정보통신 등 2대 주력업종이 포함된 전기ㆍ전자제품의 수출 단가가 올 1ㆍ4분기 현재 2000년에 비해 무려 50.9% 하락했다. 전기ㆍ전자의 수출단가는 올 1ㆍ4분기 현재 49.1(2000년 100 기준)로 사상 처음 50 이하로 추락한 것이다. 단가 하락에 따라 반도체ㆍ정보통신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수출금액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이는 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실제 올 1~5월 전기ㆍ전자제품의 수출은 354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8%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5% 늘었으나 휴대폰ㆍ컴퓨터 등은 11억7,000만달러로 0.4% 줄었다. 금액 기준으로 반도체ㆍIT 수출을 보면 2004년 정점에 도달한 후 뚜렷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추세다. ◇반도체ㆍ정보통신, 고용ㆍ내수에도 무용지물=반도체ㆍ정보통신 등 산업의 고용유발 효과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고용은 소비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2000년대 이후 구조적인 체감경기 불황의 밑바탕에는 이 같은 고용유발 효과 감소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인 고용유발계수를 보면 전 산업 평균의 경우 ▦90년 26.8명 ▦95년 18.1명 ▦2000년 12.4명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은 ▦90년 49.7명 ▦95년 12.7명 ▦2000년 4.5명으로 10년 새 90.9% 줄었다. 이는 90년대에는 10억원을 투자하면 49.7명을 고용했으나 2000년대는 4명을 고용하는 데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통신도 사정은 비슷하다. 고용유발계수는 90년 31.8명에서 2000년에는 7.6명으로 24.2명 감소했다.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들 업종의 중장기 투자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다”며 “하지만 원천기술과 전문인력 부족, 중국의 추격 등이 겹치면서 IT산업도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