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흠 찾기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사람 쓰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고 또 어렵다는 뜻이다. 과거에 인사를 잘 못했다는 평을 듣는 어느 전직 대통령이 자주 입에 올려 유명해진 말이기도 하다. 사람을 쓰는 일의 어려움은 옛날이라고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고대 중국 주(周)왕조의 창업 공신인 태공망(太公望)의 국가경영 전략서라 할 육도(六稻)와 삼략(三略)이란 책이 있는데 그 육도란 책에 이미 인재를 테스트하는 방법 여덟가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이 흥미롭다. 첫째, 질문을 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판단한다. 둘째, 추급해봐서 순간적인 반응을 관찰한다. 셋째, 첩자를 보내 내통을 권유, 성실성을 알아본다. 넷째, 비밀을 털어놓아 그 인덕을 관찰한다. 다섯째, 재정을 맡겨 정직성을 알아본다. 여섯째, 여자를 접근시켜 얼마나 마음이 굳은가를 본다. 일곱째, 어려운 일을 맡겨 용기가 있는가를 본다. 여덟째, 술에 취하게 해 그 태도를 본다는 등이다. 한마디로 온갖 수단을 써서 사람의 단점이나 흠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오늘의 민주사회에서 심부름꾼을 뽑는 데 술을 먹이고 여자를 접근시켜 사람을 시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대신 영향력이 크고 책임이 무거운 자리에 앉힐 사람에 대해서는 선거를 치르거나 청문회를 열어 시험하는 방법이 많이 쓰이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사람 쓰는 일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대통령선거를 몇달 앞두고 있다. 또 그와는 격이 다르지만 총리 지명자에 대한 국회청문회도 예정돼 있다. 어느 경우에나 '사람'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중요한 관건이고 특히 흠이 없는가를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그런데 사리가 그렇다고는 해도 요즘 우리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천박한 인신 공격이나 흠 찾기 경쟁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런 작태가 태공망 시절보다 나아진 것인지 당혹스러워진다. 신성순(언론인)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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