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불황 지나면 호황 온다… 침제장이 오히려 기회"



『 "다신 주식시장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긴 '2008년 주식시장'이 역사에 남을 만큼 '탐욕과 공포'로 점철됐던 한해였다는 점에서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입은 상처가 크다고 다시는 얼씬 거리지도 않겠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시장은 불황과 호황이 반복된다. 뒤집어 생각하면 상승장 보다는 지금과 같은 침체장에서 오히려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많이 깨진 만큼 기회도 커졌기 때문이다. 지금 시장을 떠나면 더 이상의 피해는 없겠지만 손실 복구 기회도 영영 물건너갈 수 밖에 없다. 피해가 클수록 주식시장을 멀리 할 것이 아니라 더욱 가까이 해야 한다. 다행히 지난 10월을 저점으로 하락세가 진정되고 되돌림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기업들의 건실함을 믿는다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져도 될 것이다. 물론 주식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금융과 실물 부분의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없지는 않지만 자포자기식 비관론에 빠질 것까지는 없다. 올해의 위기상황이 기본적으로는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때문에 기인했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이나 시장이 합리적으로 대처하기는 어려웠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같은 조건 아래에 있는 사람도 실패와 성공으로 갈라지듯 미래는 현재에 어떻게 준비하는 데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시장에서 투자에 성공하려면 투자대상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앞으로 어떤 것이 주도주가 될 지, 주도종목을 발굴할 수 있는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재와 소재 업종을 기본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주와 경기에 둔감한 과점형 대형주를 시야에 넣어보자. 본격적인 경기회복기에는 정부의 부양정책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도 준비할 필요도 있다. 』 ● "경기 방어·저평가 매력 통신·소비재 업종 주목"
내년 하반기엔 경기회복 전망…IT·산업재등 미리 투자해볼만
경기 부양·오바마 수혜주로 건설·신재생에너지주도 관심
내년도 국내 GDP 성장률이 올해보다 훨씬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긍정적 시각으로도 3%대, 극단적인 경우는 마이너스 3%까지 제시되고 있다. 전망치 편차가 이렇게 큰 것도 내년 우리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 그래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내년 2ㆍ4분기에 경기가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데는 일치돼 있다. 최악의 상황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를 통과하면서 해소된다는 것이다. 지금이 어렵다고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경기하강기에는 그에 맞는 주도주가 있고 또 상승기에는 더 많은 주도주를 찾아내는 것이 요령이다. 과거의 예를 참고하기도 하면서 경기침체가 상당기간, 그리고 상당폭 진행된 이후 즉 바닥확인을 전후한 시점에서의 주가흐름 속에서 내년의 투자전략을 구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경기 바닥이 내년 2ㆍ4분기에 형성된다면 내년 주식시장은 올해보다 훨씬 긍정적 흐름을 탈 것으로 분석 된다. 경기와 기업이익 반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 또한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하반기부터는 본격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내년 상반기에는 연간으로 이익모멘텀 개선이 뚜렷하고 최근 장기소외국면에서 탈피할 조짐을 보이는 통신업종과 저평가 매력이 돋보이는 소비재 업종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비재 중에 음식료품은 수도권 부동산 규제 완화 수혜, 경기침체 불안감 속 방어적 투자자의 관심이 증대하면 내년에도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의약품도 경기침체 불확실성 부각 속 방어적 투자가 가능하고 제네릭 의약품 성장 기대감, 미국 바이오 산업 육성 기대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황세환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될수록 거시경제 상황과 관련이 적은 통신주나 소비재 업종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경기침체도 이들 업체들간의 경쟁도 완화 되면서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통신업종에서 KTF와 LG텔레콤을, 동부증권은 소비재 가운데 CJ제일제당 신세계를 추천했다. 차재헌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위기 때도 그랬던 것처럼 불황시에도 먹을 것은 먹어야 한다”며 “오히려 음식료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경기회복 신호와 함께 턴어라운드 강도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IT와 산업재ㆍ소재 부분의 투자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 등 산업재는 2000년대 들어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실질적인 주도주인데 그 명성의 회복이 이뤄질 것이란 진단이다. 이와 관련, 철강협회도 내년 국제 철강시황을 설명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횡보세를 보인 뒤 하반기 이후에나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강가격이 올해 7월 정점을 기록한 뒤 수요 감소에 따른 재고 증가로 하락 반전하며 급락했으나, 11월부터 시작된 감산과 신규 주문재개의 효과가 내년 하반기 세계경기 호전세와 함께 나타나면서 기술적 반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민감주인 IT업종도 당연히 수혜대상에 포함되리라는 전망이다. 경기침체 국면에서 예상되는 금리인하와 재정지출 확대 등의 경기부양책도 이들 업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유동성과 투자의 확대, 소비수요의 개선도 고려해야 될 사안이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털 컨디션은 부진하지만 증권과 건설업종의 경우도 증시의 상승반전 초기 국면에서 관련 모멘텀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은 하반기 관심종목으로 삼성전자ㆍ삼성전기ㆍ현대차ㆍ현대모비스ㆍ대한항공ㆍ두산인프라코어ㆍGS건설ㆍ대우증권 등을 추천했다. 또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와 2001년 IT버블 붕괴등 과거 경기침체의 저점을 통과하는 구간에서는 증권과 건설, 기계, 보험, 전기전자업종이 주가상승을 주도했던 사례도 향후 전망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 경기회복에는 미국의 오바마 정부를 비롯, 국내 이명박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특정 부문에 집중하면서 해당 주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녹생성장이 향후 경제성장의 화두가 되면서 태양광ㆍ풍력ㆍ하이브리드 등 신재생에너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대신증권은 오바마 수혜주로 인프라ㆍ바이오ㆍ재생에너지 등에서 삼성SDIㆍ소디프신소재ㆍ셀트리온ㆍ한미약품ㆍLG화학ㆍ동양제철화학 등을 추천했다. 오마바 정부가 ‘그린에너지’를 새로운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를 탈출하는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경우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6년전 빌 클린턴 정부가 성장동력으로 IT 부문을 집중육성하면서 전세계적인 IT붐을 이루었듯이 말이다. 물론 산업패러다임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석유중심의 강고한 에너지산업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지금까지 주도주는 1970년대 건설주, 1980년대 트로이카(건설, 무역, 금융), 1990년대 IT, 그리고 2000년대는 산업재였다. 향후 신재생에너지주가 어떤 위치를 차지할 지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충분히 주목할 필요는 있다는 지적이다. 홍성욱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녹색성장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녹색성장 구호가 정치적 구호인지, 아니면 정말로 필요해서 주장하는 것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종목선택이다. 시장이 어렵고 완전경쟁에 노출될수록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종목들 가운데 세계 1등기업들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1등기업이기 때문에 불황에서도도 내성이 강하고 재무적으로도 안정성이 뛰어나다. 경쟁하던 2~3위 기업이 도산할 경우 1위기업에게 위기는 바로 기회가 된다.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강점은 이 회사가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하는 공격경영으로 업계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고 그결과 메모리ㆍLCD 산업에서 1위 업체로서의 지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업황 호전국면에서 그 과실을 최대한 향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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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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