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업계의 화두는 ‘인재 구하기’다. 신설되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계속 늘고 기존 증권사도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음해 초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신규 업무에 필요한 인력 수요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그래서 해외에서 유능한 인재를 뽑아오기도 하고 경쟁사 인재를 뺏어오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예로부터 국가건 기업이건 인사가 흥망을 좌우하니 당연히 인재 구하기에 열을 올릴 수밖에….
인재 구하기를 생각하면 삼국지의 영웅들 중 삼고초려로 제갈공명을 얻은 유비도 있지만 역시 용인술(用人術)의 귀재로 불렸던 조조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인재를 구하고 쓰는 조조의 기술이 최고경영자(CEO)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삼국시대 최후의 승자인 그는 처음에 친척들을 중심으로 시작했다. 조인ㆍ조홍ㆍ하후돈ㆍ하후연 같은 실력 있는 무장의 도움으로 세력을 넓혀나갔지만 곧 한계를 느낀다. 그때부터 조조는 다른 나라를 점령할 때마다 그 나라의 좋은 인재를 발굴해 썼다. 황건적이나 산적 중에서도 재주가 출중하면 과거를 묻지 않고 중용했고 심지어 유비까지 자기 밑에 두고 싶어 측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비가 어려울 때 도와주곤 했다.
조조의 최대 위기였던 원소와의 전투에서도 원소의 참모였던 허유의 도움으로 승리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순욱이라는 원소의 핵심 참모를 중용해 위나라의 기틀을 다졌다. 조조는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해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재능 있는 인재를 등용해 능력과 잠재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알았다. 그래서 조조에게는 항상 인재가 많았고 그 인재들은 위나라가 가장 강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조조의 과감한 용인술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는 요즘이다. 좁게는 필자가 몸담고 있는 증권업계의 인재 구하기 경쟁에서부터 넓게는 정부의 새로운 인사까지 말이다. 고유가와 촛불시위로 이어지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인적 쇄신으로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달라는 게 국민의 뜻인 듯하다.
증권업계나 새롭게 인사를 준비하고 있는 정부가 훌륭한 인재를 등용해 한 단계 도약해나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