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반도체, 운송, 자동차업종에 투자해라`
주요 증권사의 올해 산업별 경기전망을 종합한 결과, 반도체가 가장 투자가 유망한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운송과 자동차업종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올해 세계 경제는 미국 경제가 경기 회복기에 본격 진입하고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힘입어 국내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적인 확대 추세를 이어가고 경기 역시 점진적인 회복기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호전되기 시작한 정보기술(IT) 경기가 올해 본격적인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출을 주도한 IT업종은 올해에도 같은 추세를 이어가며 국내 경제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증권사들은 모두 반도체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를 투자의견으로 제시했다. 반도체와 함께 박막표시장치(TFT-LCD) 등 디스플레이, 가전ㆍ전자부품 등도 올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업종으로 분류했다.
자동차와 운송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업황 호조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는 지난해의 수출에 이어 올 중반 이후부터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는 내수소비에 힘입어 내수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ㆍ항공 등 운송업 역시 업황 호조와 유가 안정세 등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경기 호조 계속된다=지난해 미국의 반도체 설비는 꾸준히 증가했으며 가동률은 하반기부터 65%대에서 75%대까지 상승했다. IT기기들의 단위 당 메모리 소요가 늘고 노트북 등 휴대용 기기들의 수요 증대로 올해에도 플래시 메모리를 중심으로 증가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미 반도체 장비 주문과 출하 비율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전망이 더욱 밝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D램 시장은 최근 삼성전자가 속도를 2배로 올린 DDR2 D램을 양산하고 인텔이 이를 지원하는 칩셋을 올 상반기중 내놓을 예정이어서 관련 특수가 예상된다. 플래시 메모리는 휴대용 기기의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제품으로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30% 이상 시장이 성장한 데 이어 올해에도 25% 이상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투자유망 종목으로 삼성전자를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신성이엔지, KEC, SFA, 테크노세미켐 등을 추천했다.
◇자동차 내수판매, 큰 폭 증가=지난해 자동차의 내수판매는 18.5% 줄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극심한 소비위축이 회복되면서 지난해 대비 13.6% 증가한 1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의 대규모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경기회복과 함께 내수판매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략 2분기를 기점으로 내수가 반등할 것을 예상했다.
이와 함께 수출은 지난해의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가 예상되는 점이 부정적이지만 미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의 회복과 국제 유가의 안정 등 수출을 둘러싼 여건이 좋아져 수출은 전년대비 5.4% 증가한 189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유망종목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으로 지난해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보였지만 실적 개선으로 이 같은 주가 부담을 덜어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항공은 출입자수 증가, 해운은 운임 인상이 호재=운송업은 올해 가장 큰 호재가 유가 안정이다. 유가는 운송업 특성상 실적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지난해 이라크전쟁이 종결된 이후 하향 안정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올해 실적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은 여기에다 주수입원인 국제여객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주가 전망이 밝다. 국제선 여객은 사스(SARS) 여파가 진정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주5일제 근무제의 본격 시행으로 일본쪽 여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은 지난해 운임인상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에도 선복량 부족과 세계 경기 호전으로 인한 물동량 증가로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해운 업체들의 주가가 1분기까지 비수기로 인해 일시적인 조정을 거친 뒤 2분기부터 본격적인 추가 상승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진해운, 대한해운, 현대상선, 세양선박 등 해운업종 내 대표 종목들이 조정을 보일 때 저점 매수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