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치솟는 金값… 지금 투자해도 괜찮을까

金 직접거래 보다는 간접투자 바람직<br>弱달러·인플레 우려로 급등…온스당 1,000弗 육박<br>큰 변동성 감안 자산 10~20% 적립식 투자 해볼만<br>1년 수익률 30% 넘어…신상품 잇따라 출시



영국 속담 중에 ‘금(金)은 진흙 속에 있어도 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금은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며 고유의 가치를 지닌 대표적 안전 자산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면 금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풀린 막대한 유동성으로 인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곳곳에서 인프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인상 여부도 관심사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물론 한국은행도 올해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면 투자자들은 화폐보다는 금(金)과 같은 실물자산에 투자하게 된다.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화폐가치는 점점 떨어지지만 금을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가치가 올라간다. 실제로 국제 금값은 이달 들어 연일 치솟고 있다. ◇약(弱)달러 기조·인플레이션 우려 등 금값 상승 견인=9월 들어 금 가격이 랠리를 지속하며 온스 당 1,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가격은 999.5달러까지 치솟았다. 금 가격은 이달 들어 4.6% 상승하면서 지난 3월 이후 최고 랠리를 펼치고 있다. 어느새 6개월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금 가격은 달러 약세 때 오르는 경향이 높은데 실제로 유로화는 달러대비 13%나 상승했다. 국제적 수요증가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 인도에서는 10월 힌두교 최대 축제인 ‘디왈리 축제(빛의 축제)’를 앞두고 금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다.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이슬람 국가에서도 9월 종교의식인 라마단이 끝나면 3일간의 축제를 통해 금 선물을 주고받는다. 세계 2위 금 소비국인 중국 역시 10월1일 국경절 휴일을 앞두고 금 소비량이 증가한다. 또 9월은 아시아지역 몬순(계절풍) 장마철이 끝난 후 시작되는 결혼 시즌이라 예물용으로 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김은석 신한은행 PB고객부 차장은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려 인플레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순간 금 가격은 가장 먼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익률 회복세...관련 신상품 출시 줄줄이=올 상반기 금값 하락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던 금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도 속속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일 현재 신한은행 골드리슈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31.84%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116kg으로 지난해 연말 수준의 70%까지 회복했다. 달러로 금에 투자해 환율변동의 위험을 없앤 신한은행의 ‘달러 앤 골드테크’통장 역시 연간 최대수익률은 31%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은 금 관련 국내 은행상품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금값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말 2,200억원 수준이었던 골드리슈 상품 계좌잔액은 8월말 현재 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기업은행도 금 적립계좌의 연간수익률이 지난해 8월 대비 30%에 달했다. 금값이 올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은행들도 금 관련 수신상품을 잇따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 ‘골드리슈’인 금 관련 수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기업고객을 상대로 금가격 연동 예금인 ‘커머더티 프론티어 정기예금’도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식에 이어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게 수순”이라며 “원자재 가격도 올 하반기 조정을 거쳐 연말에는 오를 것으로 보고 관련 금융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금 투자해도 되나=금 관련 상품 투자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당장 금테크에 ‘올인’ 해서는 안된다. 금 값이 많이 올랐고 앞으로 상승전망이 우세하더라도 금값자체가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 가격의 적정선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작년 10월 1온스당 700달러였던 국제 금 가격은 올 초 1,000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다 지난 7월 들어 90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 다시 1,000달러에 육박하면서 금값이 급등세를 타고 있다. 따라서 금 실물거래보다는 금 관련 적립 상품이 상대적으로 변동성을 줄이는 투자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금 실물투자는 어디서 사든 10%의 부가가치세가 붙기 때문에 실제 금 거래 시 수익률에 차이가 날 수 있다. 같은 기간 투자하더라도 금 적립 상품은 골드바를 매매하는 실물 거래처럼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아도 되므로 수익성에서 유리하다. 황우용 기업은행 과장은 “실물인 금에 투자하면 분산 투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자산의 10~20% 범위에서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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