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식품첨가제ㆍ동물사료ㆍ영양제ㆍ의약품 원료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 중요한 소재로 쓰이고 있는 아미노산의 분리전환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 58조원 규모에 이르는 전세계 아미노산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김관묵(48ㆍ사진) 이화여대 화학나노학과 교수팀은 천연에서 얻은 L-아미노산이나 인공적으로 합성해서 얻은 DL-혼합 아미노산을 원하는 아미노산으로 간편하게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여러 종류의 아미노산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자연계에 있는 20여개 천연 아미노산은 광학적으로 L형이고 수백종류의 비천연 아미노산은 L형과 D형이 섞여 있다. 분자식과 분자량이 같아도 L형은 D형은 쓰임새가 많이 달라 실제 사용을 위해서는 이를 분리해내야 된다. 하지만 이들을 분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고 특히 의약품 원재료로 주로 사용되는 D-아미노산을 제조하는 일은 L-아미노산 생산에 비해 훨씬 까다로운 기술이 필요했다. 김 교수팀은 2년 전 ‘ARCA(Alanine Racemase Chiral Analogue)’라는 분리전환 기술을 응용해 L-아미노산을 D-아미노산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후 실용화 연구를 통해 원하는 아미노산만 선택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에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이 기술은 효소법이나 발효법ㆍ광학분할법과 같은 기존의 제조법과는 달리 전체 아미노산 중 80~90%에 대해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하나의 기술로 여러 아미노산의 생산이 가능하다”면서 “또 단기간 대량 생산이 용이하고 제조단가도 저렴할 뿐 아니라 공해 물질 유발이 없어 환경적으로도 매우 혁신적인 청정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세계 아미노산 시장 규모는 발효ㆍ효소법을 이용한 천연 L-아미노산 제조, DL-아미노산 제조, D-아미노산 제조 등 1차 시장만 약 14조원에 달한다. 아미노산 유도체 제조 및 펩티드 의약품 산업 등 44조원 규모인 2차 응용시장까지 합하면 총 58조원 규모로 늘어난다. 김 교수는 “아미노산 전환 상용화 기술을 통해 1차 아미노산 산업뿐 아니라 아미노산 유도체와 펩티드 의약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신약과 신물질 개발등 3차 바이오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며 “국가 신성장 동력의 한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