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출첨병' 대기업이 금괴 변칙거래

IMF때 모은 金 '수출첨병'이 빼돌린 셈<br>일부 직원 퇴직후 100억대 재력가 행세<br>법인은 공소시효 지나 처벌 제대로 못해


'수출첨병' 대기업이 금괴 변칙거래 세금포탈등 국고 2조원 축내IMF때 모은 나라살리기 금반지까지 악용 김광수 기자 bright@sed.co.kr 대기업 금거래 직원과 금은방 사업주 등이 금괴를 변칙적으로 수ㆍ출입해 부가가치세를 포탈하거나 부정하게 환급받아 2조원대에 이르는 국고를 축냈다가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한견표 부장검사)는 18일 지난 1999년부터 2004년까지 금지금(金地金ㆍ순도 99.5% 이상의 금괴) 수입ㆍ도매ㆍ수출업체를 내세워 금괴 등을 변칙 거래해 부가세를 포탈하고 막대한 이득을 챙긴 혐의(특가법 조세포탈 등)로 7개 대기업과 종로 일대 4개 대형 금 도매업체 및 500여개 중소업체를 적발해 102명을 구속기소하고 16명을 불구속기소했으며 21명을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세법 허점 이용해 나랏돈 축내=이들은 먼저 1차 도매업자가 금괴를 수출용인 것처럼 계약서를 꾸며 은행에 보여주고 이를 노숙자 등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운 '폭탄업체'에 넘겼다. '폭탄업체'는 부가세가 매겨지지 않은 수출용 금을 국내용으로 변경해 당국에는 이전에 내지 않은 부가세까지 모두 내겠다고 신고하지만 세금 정산 때가 되면 폐업을 하고 잠적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는 과세 대상이 사라져 국고 손실을 보게 된다. 이후 정상적인 거래가 이어져도 이전 단계에 매겨진 부가세는 '폭탄업체'가 뒤집어쓴 상황이고 국제시세보다 싼값에 금을 수출해도 업체들은 이익을 냈다. 검찰은 이에 따른 국고 손실이 1조3,000억원에 달하고 이들 금괴를 수입가보다 낮게 수출함으로써 연간 590억원의 국부 유출을 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이 범죄에 앞장서=검찰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 당시 금을 사들여 수출하면서 LG상사를 비롯해 SK상사ㆍ삼성물산ㆍ현대종합상사ㆍ한화ㆍLS니꼬동제련㈜ㆍ고려아연 등 7개 대기업들이 변칙적으로 금괴 거래를 해온 것을 확인하고 관계자들을 사법처리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담당자들은 이런 수법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겨 회사 내에서 승진을 하거나 일부는 퇴사 후 자신의 재산을 증식하는 등 국부를 유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 대기업들이 '법인 공소시효' 3년을 지나 처벌하지 못하고 포탈한 세액(징수시효 10년)만 납부하도록 하는 데 그쳤다. ◇법원도 조세포탈범에 '철퇴'=법원은 부가세 850억원을 포탈한 이모씨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1,700억원을 선고하는 등 구속기소된 102명 중 87명에 대해 1심 선고를 내렸으며 이 중 41명이 유죄를 받아 선고 내역이 총 징역 161년6개월, 벌금 2조4,26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금 도매업체 운영자와 재산 내역, 대기업 관련 과세자료 등을 국세청에 넘겨 이들이 포탈한 부가세를 징수하도록 조치하고 관련 제도에 허점을 보완해 지난해 말 개정된 조세제한특례법도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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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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