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아시아판 IMF 출범 '안갯속'

한·중·일, 분담금 지분율 놓고 줄다리기 여전<br>분담금 총액규모는 '800억弗+α'로 의견접근<br>5월 '아세안+3회의' 앞두고 극적타결 기대도


아시아권의 금융위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IMF)인 아시아통화기금(AMF) 출범이 안개 속에 빠졌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16∼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한ㆍ중ㆍ일 3국의 재무부 및 중앙은행 국제국장회의가 개최됐다고 18일 밝혔다. 국제국장회의는 99년 이후 매년 두 차례씩 모여 각국의 경제ㆍ금융 현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역내 금융협력 과제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회의에서 3국 국제국장들은 오는 4월 열리는 아세안(ASEAN+3) 재무 차관회의를 앞두고 역내 금융협력 과제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의 다자화 2단계와 아시아 채권시장 육성 방안(ABMI)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다. CMI 2단계에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역내 외환위기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펀드 형태로 만들 예정인 AMF의 의사결정 절차, 각국 부담금 규모, 지원조건 등을 논의한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당초 규모 축소를 주장하던 일본의 양보로 CMI 전체 규모를 ‘800억달러+알파’로 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CMI에 대한 분담금 지분율의 경우 한ㆍ중ㆍ일 3국 간 의견 차이가 여전히 큰 실정이다. 지분율이 낮을수록 발언권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금융 패권을 노리고 있는 중국과 일본은 상대국이 지분율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사태를 지켜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동아시아 3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해 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 등이 반발하고 있는 것도 AMF 출범의 변수다. 하지만 올해 5월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제11차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 때까지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이해 관계가 첨예한 국제적인 이슈는 치열한 힘겨루기를 거듭하다 막판에 타협하는 게 관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국제국장 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6월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재무장관회의에 대한 일본 및 중국 재무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또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와 경기 침체 가능성,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불안요인이 각국의 거시경제 및 금융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견해를 나누고 이에 대한 정책공조의 필요성도 논의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