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등 한나라당 의원 23명은 1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시 직권상정이 이뤄질 경우 국회 본회의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민주당 등 야당을 설득하지 않고는 한미 FTA에 대한 국회 조기비준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초선의원 15명을 포함한 한나라당 의원 23명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자성과 결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못 지키면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바로 세우기를 다짐하는 국회의원 일동'을 표방한 이들은 "예산안 강행처리에 동참함으로써 국회를 폭력으로 얼룩지게 만든 책임이 우리에게도 있음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예산안을 국민의 입장에서 심의ㆍ의결하지 못했고 법안처리에서도 입법기관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며 "추후 국회 바로 세우기를 위한 제도개선 등도 적극 추진하겠다. 많은 여야의원이 함께 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성명에 참여한 홍정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한미 FTA 비준동의시 직권상정이 이뤄지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 "국익과 국격에 대한 논의가 난장판 정치와 거수기 국회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며 "한미 FTA에 공감하지만 정부가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물리력을 동원한 직권상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남 위원장도 "성명에 참여한 만큼 (외통위에서) 물리력을 동원해 한미 FTA를 통과시키지 않겠다"며 "우리 23명이 빠지면 171석을 가진 한나라당 단독의 본회의 의결정족 수가 안 된다. 이제 18대 국회에서 단독처리는 없다"고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