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속성장위해 경쟁체제로 서비스업 육성을"

■ KDI, 20일 '한국경제 60년' 세미나<br>외환시장 개입 줄이고 수도권 경쟁력 높여야<br>법인세 인하·종부세 폐지하되 비과세 축소를



고유가 등으로 인한 공급 충격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근원인플레를 물가목표 대상지표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한국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경쟁체제 도입으로 서비스업을 육성하고 규제 개혁을 통해 민간 주도의 시장경제체제를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함께 법인세율은 인하하고 종합부동산세는 폐지하는 대신 비과세 감면은 대폭 정비하는 등의 조세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경제학자들은 조언했다. 2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열리는 ‘대한민국 경제 60년 학술 세미나’에서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내용의 경제정책 변화 방향을 제시했다. ◇환율시장 개입 최소화=거시정책 분야를 발제한 남상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 충격으로 인해 중기 물가안정 목표제하의 인플레 목표(3±0.5%)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근원인플레를 목표대상 지표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근원인플레는 곡물 이외의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을 말한다. 나타내는 또 중단기적으로는 환율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지지 않도록 유연한 물가안정 목표제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환정책과 관련, 그는 “환율은 과거 우리 거시경제의 흐름을 결정한 가장 중요한 변수였는데 실질실효환율의 안정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구조적 수출경쟁력 추이에 반하는 외환시장 개입은 최소한으로 자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단기외채나 수입 규모, 외환시장 개입 및 자본자유화 정도, 거시경제의 안정성 등을 감안해 적정 외환보유액을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특히 건전재정 관련, “개방화ㆍ금융자유화 등에 따라 재정정책의 상대적 역할이 증대되고 있고 외부충격으로부터 거시경제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서도 건전재정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관 영리법인화 등 필요=현정택 KDI 원장은 ‘경제정책 60년의 회고와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자료에서 경쟁을 통한 서비스업의 생산성 향상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 원장은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영리법인화 허용 ▦사립대학재단 영리사업 진출 허용 ▦법무법인 및 의료기관 등의 광고 허용 ▦방송광고공사 광고시간 독점 판매 및 가격규제 폐지 등을 통한 경쟁 촉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적 자원 활용전략에서도 ‘경쟁’과 ‘효율성’을 강조했다. 현 원장은 우선 고등교육에서 회계 및 지배구조 투명화, 개인ㆍ연구팀 성과에 기반 한 재정지원 등을 통해 대학 간 경쟁을 활성화하고 맞춤형 학과 운영으로 지역 기업의 인력수요를 충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통합 및 분배와 관련, 현 원장은 “빈곤은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통해서만 효과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라며 ‘빈곤감소적 성장(pro-poor growth)’ 전략을 강조했다. ◇종합부동산세 등 폐지해야=조세 분야의 발제를 맡은 곽태원 서강대학교 교수는 자본유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법인세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조세의 공공선택 왜곡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소득세 납세자 비중의 제고, 목적세 정비, 종부세 폐지, 지방세의 자율성 제고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비과세 감면을 대폭 정비하되 지방세를 개선하고 준조세를 조세로 흡수하는 등의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정정책 개혁에 대해서는 “중기예산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재정규율 강화, 재정사업의 사전 및 사후 평가시스템 발전, 예산시스템 밖에 있는 공공 부문 활동의 효과적 관리 등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 교수는 아울러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자율과 책임성 제고를 위해 지방소비세 도입, 재산세 중심의 지방자주재원 확보 등을 검토하고 행정자치와 교육자치의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경쟁력 강화로 전환=주택정책은 주거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수도권 규제는 수도권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환 서강대 교수는 주택정책의 성과로 주택의 질적ㆍ양적 개선을 꼽으면서도 도시용지의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고 수도권 인구의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규제는 여전해 수도권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투기억제정책의 부작용으로 토지 이용의 효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주택정책의 최종 목표를 전반적인 주거 수준의 향상과 소외계층에 대한 최소한의 주거 수준 보장에 놓고 수요에 부응하는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부동산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수도권 정책과 지역발전 정책을 분리해 자생적 지역발전을 유도하고 수도권의 경쟁력을 높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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