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정부 개입 안하면 금융 쓰나미 올수도…"

"실업률 지속 상승…내년 상반기까지 개선안될 가능성"<br>유럽·일본 마이너스 성장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고조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다시 꺾일 가능성이 제기되는데다 10년 만에 최악의 수익률을 낸 헤지펀드들이 9월 중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환매압력에 시달리며 청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이후 글로벌 자금시장에 신용경색이 장기화하면서 ▦패니매ㆍ프레디맥 수익 저하 ▦리먼브러더스 부실 확대 ▦2년 만기 은행채 만기 도래 등의 악재가 쏟아지며 전통적으로 하강기를 맞는 9ㆍ10월 뉴욕 월가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급기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관계자의 입에서도 금리인하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3ㆍ4분기 환매 시즌을 앞둔 9월에 헤지펀드들은 쇄도하는 고객들의 환매 요청에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있어 금융시장 불안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특히 리먼브러더스가 지분을 보유한 헤지펀드의 청산을 계기로 월가에 헤지펀드 청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동요의 1차 진원지는 악화된 미국의 고용시장. 4일(현지시간) 발표된 지난 8월 중 민간 부문 일자리 수는 3만3,000개가 감소해 당초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4만4,000건으로 5주 만의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회복 조짐을 보이던 미 경제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다. 문제는 고용시장이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고용 서비스회사인 아데코그룹의 리처드 톰슨 부사장은 “실업률은 올해 말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고용시장은 내년 상반기에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5% 후반대에 머물고 있는 실업률이 내년에 6% 중반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끔찍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5일 발표될 비농업 부문 일자리 수는 8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 7만5,000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용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의 출발점으로 고용지표 악화는 미 경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9월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신학기 특수는 실종돼 소비침체의 현주소를 드러냈다. 이날 함께 발표된 8월 중 소매판매는 월마트를 제외하고 백화점 등은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경기 비관론자들은 2ㆍ4분기 3.3%의 깜짝 성장은 세금환급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연말 마이너스 성장을 경고했다. 나이젤 골트 글로벌인사이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금환급 수표는 2ㆍ4분기 성장률을 기대 이상으로 끌어올렸지만 소비진작 효과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4ㆍ4분기와 내년 1ㆍ4분기 성장률이 각각 -0.2%와 0.1%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RB 내부에서도 이 점을 우려하는 시각이 나온다. 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총재는 “2ㆍ4분기 성장은 일시적이었다“며 “물가상승 압력이 진정되고 있어 상황이 나빠진다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일본은 이미 2ㆍ4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에 돌입,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BOE)은 금리를 동결하면서 경기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 하락이 금융시장의 호재로 작용해온 그동안 선순환 구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유가 하락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는 데 기여하지만 세계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반드시 약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뉴욕 월가의 투자은행과 헤지펀드의 위기론이 점차 증폭되는 점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환매 요청에 시달리는 수많은 헤지펀드의 주식 투매가 앞으로 몇 주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공포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헤지펀드들은 최근 국제 상품시장이 약세장에 빠져들면서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리먼브러더스가 지분 20%를 보유한 세계 최대 상품투자 펀드인 오스프레이매니지먼트는 올 들어 38%가량 손실을 입어 지난 2일 청산에 들어갔다. 140억달러를 운용하는 대형 헤지펀드 애티커스는 이날 월가에 청산 루머가 나돌자 긴급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뉴욕=권구찬특파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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